△충남 부여의 한 시설하우스에서 이용복 부여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총괄팀장(왼쪽)과 윤춘권 농협가락공판장 경매부장이 출하를 앞둔 수박 작황을 점검하고 있다.
올 재배면적 지난해와 비슷 출하시기도 평년과 같을 듯
반입량 줄어 경락값 강세 날씨 안좋아 내림세 지속
기온 상승 땐 오름세 기대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5. 12
시설수박은 6월말까지 출하될 물량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배면적이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는 데다 작황도 평년작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 소비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나, 날씨가 좋아지면 소비가 늘며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수박 재배면적 전년과 비슷…작황은 평년 수준=시설수박 출하가 진행 중인 주산지 농가들은 올 재배면적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영국 충남 부여농협 수박공동선별출하회장은 “연초 아주심기(정식) 기간 수박값이 낮다보니 배추 등으로 작목을 전환한 곳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부여에선 계약재배 물량이 많아 전체적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명회 경북 고령 우곡그린수박영농조합 국장도 “고령지역도 계약재배 물량이 대다수라 재배면적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5∼6월 출하되는 시설수박의 작황은 정식시기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초 정식한 수박은 한파와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정식시기가 늦은 수박은 평년 수준이라는 관측이다.
나원병 충남 논산계룡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차장은 “올 1월말에서 2월초 정식한 수박은 한파로 인해 수정 불량이 발생하고 뿌리 협착이 안되는 등 생육 부진이 두드러졌다”며 “다만 정식이 한달 정도 늦은 수박은 3월 따뜻한 날씨로 인해 작황이 평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설수박 출하는 고령은 4월 중순부터 5월 하순까지 이어진다. 부여·논산 등 충남지역에선 1기작은 4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2기작은 6월말부터 8월말까지 출하된다. 수박 특성상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박종관 부여 굿뜨래수박공선출하연합회장은 “수박은 수확시기를 놓치면 기형과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져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저장성이 떨어지는 수박 특성상 출하시기는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 내다봤다.
◆가격 하락세…관건은 날씨=수박 경락값은 시장 반입물량이 줄며 전년과 평년보다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 소비가 제한된 데다 잦은 비로 소비부진이 심각해 내림세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1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박은 1㎏당 2318원에 거래돼 전년 5월 평균 경락값 2015원, 평년 4월 경락값 2084원보다는 강세를 띠고 있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산지 출하량은 전년과 비슷하나 직거래 등 시장 외부로 빠져나가는 물량이 많아 반입량 감소에 따른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4월10일∼5월10일 가락시장 반입량은 4243t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수박값은 전년과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소비부진으로 인해 올 4월 중순 3000원 초반대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내림세를 타는 형국이다.
윤춘권 농협가락공판장 경매부장은 “코로나19로 외식 소비가 위축된 상태인데 저녁 기온까지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수박 소비가 급격히 냉각됐다”며 “특히 주말마다 비가 와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가정의 달 특수가 완전히 실종됐다”고 말했다.
수박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산지에선 밭떼기거래를 한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수박 주산지 밭떼기거래 가격은 시설하우스 1동당 510만∼540만원으로 전년 대비 8%가량 올랐다. 산지에선 최대 600만원에 거래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여지역의 한 수박농가는 “높은 가격으로 수박을 사들인 수집상들이 최근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자 농가에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계약금만 주고 나머지 물량을 포기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철 서울청과 경매사는 “수박 소비의 관건은 결국 기온인데, 5월 하순에 기온이 오르면 내림세가 멈추고 오름세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