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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양배추와 대파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높았던 양배추는 올해 가격 하락에 신음하고 있고, 반대로 대파는 고단가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의 관심은 대파에 쏠려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가락시장에서 양배추 하역 모습이다.
▶양배추, 1년 전과 지금
지난해 상반기 가격 급등 이슈
수입량도 크게 늘었지만
올해 가격 전년비 74% ↓
농가 생산비도 못건지고 신음
▶대파값 상승 호들갑 눈살
가격 급등에만 반짝 관심 속
내년 상반기까지 재배의향 늘어
“가격 하락에 힘들 때는 무관심”
현장서는 벌써부터 걱정 커져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1. 5. 7
1년 전 고단가 속에 수입량이 급증했고 재배면적도 늘었던 양배추가 1년 만에 가격 폭락을 겪고 있다. 자칫 고단가를 형성했던 대파가 내년에 이런 현상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1년 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연일 언론 지면에 오르내렸던 양배추는 상황이 정반대된 올해 무관심 품목이 됐고, 반면 지난해엔 관심도 없었던 대파가 올해엔 주목의 대상이 됐다. 이를 보는 관련 업계 시선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양배추값 급락, 내년엔 대파가?
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배추 도매가격이 8kg 상품에 3145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000원 초반 선에 양배추 가격이 형성돼 있다. 4월 한 달간 양배추 도매가도 3594원으로 1만3918원이었던 지난해와 6090원이었던 평년 대비 각각 74%, 41%나 급감하는 등 양배추값이 계속해서 바닥세다.
양배추는 지난해 상반기 이슈가 됐던 품목이었다. 가격이 평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수입량도 급증했다. 다음 작기 재배의향도 높아져 재배면적이 많이 증가했고, 결국 올해 양배추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대파는 지난해 양배추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고단가에 수입량은 급증하고 있고, 겨울 작기를 비롯한 차기 작형의 대파 재배의향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5월 대파관측 월보에 따르면 고랭지 대파와 겨울대파 정식(의향)면적은 전년 대비 각각 11.5%, 10.8%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고랭지와 겨울대파 물량 과잉 우려로 적정 면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농업관측본부는 분석한다.
대파 산지유통인 김진산 씨는 “하반기,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나올 겨울대파 재배의향이 크게 늘고 있다. 재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상기후 등 날씨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날씨가 아주 나빠지고 지속적으로 이상기후가 이어지지 않는 한 현재 파종 동향을 볼 때 하반기 이후 내년 봄까지 출하될 대파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너진 양배추는 무관심, 급등한 대파는 급관심
올해 물가 관련 현장 점검을 위해 산지나 시장, 마트 등을 방문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손엔 ‘대파’만 들리고 있다. 언론에서도 연일 대파값 급등 소식만 전하고 있다. 양배추는 가격 폭락이 이어지며 농가 신음이 깊어지고 있지만 급등한 대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사실 양배추와 대파는 비슷한 품목이기도 하다. 양배추와 대파는 배추·무·건고추·마늘·양파처럼 정부에서 수급조절매뉴얼로 관리하는 민감 품목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양배추는 별다른 대책 없이 양배추 농가가 아픔을 감내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한 대파의 경우 양배추와 같이 중점 수급관리 품목이 아니지만 정부와 언론의 집중 관심 품목으로 등장해 있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생산자연합회장은 “올해 양배추 농가, 특히 겨울양배추 재배 농가들은 역대 최악이라고 느낄 만큼 힘든 상황이 계속되는 등 생산비도 못 건질 정도였다”며 “지난해 양배추 가격이 높을 때는 그렇게도 관심이 많았던 곳들이 정작 올해 농가가 극한으로 치달을 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영종 가락시장 대아청과 경매부장은 “예년이면 물량이 거의 끝났을 제주·무안산 겨울 양배추 저장량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고, 하우스 봄 양배추도 출하되고 있어 시장에 출하되는 양배추 물량이 상당하다”며 “당분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송 부장은 “바닥세로 산지 농가와 유통인들이 울상”이라며 “더욱이 지난해 양배추 가격이 고단가였을 때와 전혀 다른 무관심에 양배추 농가들은 더 큰 아픔을 느끼고 있다. 법인에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양배추 소비를 촉진할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양배추 시장이 숨통이 트이고 농가와 유통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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