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출하량 크게 늘어
이달초 1㎏당 1500원대서 26일 700원대로 떨어져 지난해 값보다 20% 낮아
무안 청계농협 긴급수매 정부 차원 시장격리 필요
농민신문 이규희·무안=이상희 기자 2021. 4. 28
고공행진하던 양파값이 평년 이맘때보다 약세로 돌아서 산지에 비상이 걸렸다.
양파는 2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1㎏당 795원에 거래됐다. 이달초만 해도 1㎏당 1500원선에 거래되던 것이 10일 전후 1000원 이하로 떨어졌고, 최근엔 600∼700원대를 오르내리는 형국이다. 이는 지난해 4월 평균 시세(993원)와 평년 4월 시세(991원) 에 견줘 20%가량 낮고, 정부의 수급 조절 매뉴얼상 가격 하락 ‘주의’ 단계에 해당한다.
양파값 급락은 이달 9일경 저장양파의 출하가 종료되고, 조생양파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부터 출하를 시작한 제주와 전남 고흥 등지의 물량이 이달 들어 쏟아지는 가운데, 이달 중순 전남 무안 청계·운남 등지로 출하지역이 확대된 상태다.
특히 저장양파값이 좋다보니 예년보다 출하시기를 7∼10일 앞당긴 곳이 많아 여러 주산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하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출하량 증가로 도매시장 양파 반입량은 크게 늘었다. 이달 1∼24일 가락시장 양파 반입량은 1만7393t으로 작황이 매우 좋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4013t보다 24%나 많다.
주산지 농민들은 “작업비와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1㎏당 800원은 받아야 하는데 지금 가격으로는 생산비도 못 건질 판”이라면서 “현 수준의 약세가 지속되면 한해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향후 시세 전망도 밝지 않다. 생산량이 많은 데다 소비도 원활하지 않아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유현덕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한창 출하 중인 전남권 물량에 더해 이달말부터 경남지역 출하도 시작될 것”이라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가격이 1㎏당 600∼700원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승철 동화청과 경매사는 “소비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수확량에 따라 양파값이 1㎏당 600원대 이하로 하락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조생양파값이 급락하자 무안 청계농협은 23일부터 자체적으로 긴급 수매에 돌입했다.
정도식 청계농협 조합장은 “청계농협 지역 내 양파농가 중 70%가 조생양파를 재배하기 때문에 조생양파값 하락에 대한 타격이 크다”면서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농가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조생양파 2000t을 긴급 수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산지에서는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노은준 무안농협 조합장(한국양파산업연합회장)은 “시장격리 등의 방식으로 중생종 양파의 출하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며 “일정 물량을 시장격리하면 조생뿐 아니라 중만생종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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