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기준 마련과 중도매인 직접거래 가능품목 지정, 도매시장법인 공공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발의된 가운데 거래방법 도입, 신설에 대한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태성 서울시의원 주관으로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전부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도매시장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시장도매인제 도입과 중도매인 직접거래 가능품목 지정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웠다.
이태성 의원은 “조례에 유통주체간 건전한 경쟁이 되도록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기준을 마련하고 각종 탈법거래의 원인 해소,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도매인 직접거래 가능품목 지정을 신설해야 한다”며 “도매법인의 재지정 요건 등을 강화하고 시장개설자에 의한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상장경매 중심의 현 체계는 반입량에 따라 농산물 가격의 진폭이 커 결국 농업인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공익형 시장도매인제 등을 도입해 실질적으로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이 향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두 건국대 교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주요 거래방법인 경매·입찰은 전통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고 유통비용이 증가한다는 문제 때문에 거래제도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며 “조례 전부 개정안이 농수산물 유통주체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권승구 동국대 교수는 “유럽과 일본에서 수의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조직화된 산지가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출하선택권 확대와 유통인 간의 경쟁으로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영세 출하자들이 많은 현재 구조에서는 농업인들이 가격 결정권을 가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권 교수는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시장도매인들은 매수와 위탁을 병행하는데 주로 구매자들의 요청을 토대로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집한다”며 “출하자보다 구매자가 우선시 되는 구조에서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이 향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도 “도매시장의 단순한 거래방법 개선으로 고품질의 안전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 가격 진폭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거래방법 도입·신설로 농산물 가격이 변동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농산물 유통구조가 전반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강 사무부총장은 “상장예외거래는 도매시장에 정상적인 반입과 거래가 이뤄질 수 없는 경우에 한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명시돼 있으나 개설자가 인위적으로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도매인들은 구매자와 출하자 사이에서 절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산자 중심의 가격 결정, 구매 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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