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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Issue+] 김치, 현재적 가치와 미래 대안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4-21 조회 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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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종주국'' 논란 잠재울 전문가 양성·국제적 홍보 필요
           혼밥메뉴 다양화·1인가구 확대 등
           식생활 트렌드 변화 대응 위해
           김치 파생상품 개발 필요
           종주국 위상 높이고
           경쟁력 강화 위해
           신규 정책개발과 산업진흥원 설치를
           정부차원에서
           배추 등 안정 공급시스템 구축하고
           원료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저온저장창고 지원 필요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1. 4.20

  국내 김치시장 규모는 2014년 1조395억 원에서 2019년 1조4306억 원으로 38%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김치 수출량은 2014년 2만4742톤에서 지난해 3만9748톤으로 60% 증가했다. 동 기간 김치 수출액도 8403만 달러에서 1억4451만 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이같은 국내·외 김치시장 성장에도 김치 무역수지는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한국의 김치 종주국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중국 인기 유튜버가 김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중국음식’(#ChinessFood)이라고 해시태그를 달고 영상에 나오는 음식들이 모두 중국 전통음식인 것처럼 소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24일 중국 쓰촨 지역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 인증을 받은 후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인 한국은 굴욕''이라는 내용으로 기사를 게재하면서 김치 종주국 논쟁이 시작됐다.

중국의 김치 종주국 주장, 김치 공정에 대해 매체의 보도가 계속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서도 국민의 분노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김치의 종주국 논란과 김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방안, 수입김치에 대응한 국산김치 사용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짚어봤다.


# 김치 종주국 논란 종지부 찍어야

ISO의 파오차이 규격에는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됐을 뿐만 아니라 ISO 대변인이 김치와는 다른 내용이라며 환구시보의 보도 내용을 부정하는 공식발표를 했음에도 중국은 김치의 중국 기원설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기원전 5~6세기경 편찬된 시경에 저(菹)라는 한자가 처음 기록됐는데 이를 근거로 모든 절임채소식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전파된 것이라며 김치 또한 절임의 한 종류이므로 김치의 종주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 동북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중국 국민이고 김치는 그들의 고유음식이기 때문에 김치 종주국이 중국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김홍렬 한국음식인문화연구원장은 “전 세계 수많은 절임채소류 중에서 김치만이 유일하게 젓갈을 넣어 감칠맛을 얻고 고춧가루를 넣어 부패를 막았다”며 “재료의 다양화와 양념의 풍부화 등을 통한 절임 후 발효과정을 거쳐 깊고 풍부한 맛과 기능성이 강화되면서 오늘날의 형태로 진화한 가미·발효·절임·채소·식품”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원장은 “김치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어원을 포함한 명칭, 진화와 발달과정을 포함한 역사, 재료·제법, 형태·기능, 얽힌 문화 등을 종합해 김치의 정의와 어떤 음식인지 글과 이미지로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김치 리더를 양성하고 김치명인, 김치 연구원, 김치 요리 강사 등 김치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정부 관계자들이 김치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 김치 정보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도 이번 중국의 김치 종주국 주장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 여수갑)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김치가 발효식품으로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자 주변 국가에서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위협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식품 표준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김치의 역사와 전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 트렌드 변화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 필요

이 같은 논란과 별개로 김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식생활 트렌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1인 가구 확대에 따라 음식문화가 변화하고 혼밥메뉴 등이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아점(아침 겸 점심)과 점저(점심 겸 저녁), 간식과 야식소비 확대에 대응한 김치파생상품 개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치 소비량은 감소하는 반면 해외유래 현지 음식의 일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정통성을 유지하되 어울림음식으로 활용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한귀정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지역농산물안정소비기반연구단장은 “영국의 발효식품 전문업체 러빙푸즈는 김치 양념을 김치 주스로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으며, 프랑스 식품기업 레자르크뤼는 자사의 제품을 마늘향이 강하고 매운 고춧가루와 젓갈이 들어간 한국식 김치와 달리 모든 음식에 곁들일 수 있도록 마늘과 젓갈을 빼고 순한 에스플레트고추를 사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푸드컬처랩이 김치에 들어가는 17가지 재료를 파우더로 배합해 숙성된 김치와 같은 향과 맛을 재현한 김치 시즈닝을 만들었는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피자와 스테이크·치킨에 곁들이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한 단장은 “김치를 주재료로 활용한 음식은 다른 음식과 잘 어울리며 발효과학의 원리가 들어간 김치는 건강식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김치 수출국 확대를 통해 세계인으로부터 사랑 받는 발효건강식품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치 관련 사업·조직 통합, 세계화에 나서야

김치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세계김치연구소가 연구개발(R&D), 문화영역에 매진하고 정부와 산하기관은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조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은 “세계김치연구소는 유럽 소비자 기호에 맞는 김치, 응용상품, 요리개발·품질지표 설정, 적정 포장, 적정 요리법 등 김치 유통·사용 편익 향상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진출 목표지역 식문화적 특성 연구,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개발, 문화와 융합된 김치 홍보 콘텐츠·실행 방안 연구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의 우수성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김치 관련 사업과 조직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인 김치 세계화 전략·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국내 차원의 정책 외에 현지 생산기지 확보·김치 제조, 물류 유통 기지 확보 등 현지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철현 의원도 “국내·외 김치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김치산업진흥을 위한 정책들은 기왕의 사업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김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고, 김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신규 정책개발은 물론 전담 부서인 김치산업진흥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입김치 대응 국산김치 사용 확대 방안 마련 시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치 생산량은 연 140만 톤이며 가정에서 직접 담는 김치가 46만 톤, 김치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상품 김치가 46만 톤, 외식·급식업체에서 직접 제조한 김치가 18만 톤, 수입 김치가 30만 톤으로 나타났다.

수입 김치는 국내 김치 공급량의 21.4%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외식·급식 업계에 공급되고 일부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되고 있다.

국산김치는 배추 등 국내산 원료 가격이 높고 김치 속넣기 등 수작업이 필요한 제조공정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수입 김치와의 단가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주어진 여건에서 가격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상집 대한민국김치협회 전무는 “대량의 김치를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외식업계의 특성에 맞춰 국산 김치 납품단가를 낮추고 외식업체에서 국산 김치를 쉽게 상담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김치협회를 중심으로 외식업계용 국산 김치 구매 전용홈페이지(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빈번한 기상변화로 인한 배추 등의 원재료 부족과 가격폭등에 대비해 외식업계에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으로 김치를 납품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배추 등 원료의 계약재배와 원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저온저장창고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이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전처리, 절임, 세척, 양념혼합, 포장 등으로 이어지는 김치 제조공정을 자동화, 현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부의 기술연구개발과 시설·장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국산 김치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국산 김치 자율표시를 소비자·외식업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국산 김치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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