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열린 김치 현지화 촉진행사에서 외국인들이 김치를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세계김치연구소
세계가 주목하는 김치
코로나 발생 후 면역력 강화 효능 해외 언론 주목…현지 판매 급증
유명 한식 유튜버 레시피 영상 조회 2000만회 훌쩍 뛰어넘어
스낵·버거부터 시즈닝·렐리쉬까지 다양한 제품 출시…입맛 사로잡아
농민신문 김도웅 기가 2021. 4. 19
최근 김치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김치가 면역력 강화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전세계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올초 중국이 김치의 원조가 중국이라고 ‘억지주장’을 펴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자국화하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추진해왔으며, 김치 원조 주장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김치를 둘러싼 중국의 비상식적인 행동도 논란을 빚었다. 비닐을 깐 구덩이 속의 누런 구정물에서 윗옷을 벗은 남성이 배추를 마구 휘젓고, 녹슨 굴착기가 배추를 옮기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세계에 충격을 준 것이다. 이 영상으로 중국산 김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인들은 한국의 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는 ‘김치가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관심 받아왔지만 최근 건강한 생활방식과 전통적인 요리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 영국인이 운영하는 김치 판매업체의 3월 김치 판매량이 코로나19로 인한 첫 봉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해 지난해 11월 대비 약 8배 늘었다’고도 전했다.
한국의 김치와 김장문화는 영국 국립도서관에도 등재됐다. 유럽 내 김치와 김장문화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 ‘김장 프로젝트’가 영국 국립도서관 웹 아카이브(기록 보관소)에 공식 등재된 것이다. 이는 김치와 김장문화를 이민자의 문화로만 보지 않고 영국에서 보존해야 할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인정한 사례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영국만이 아니다. 오스트리아 주간지 <팔터>에는 ‘1차 록다운(봉쇄) 이후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집에서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김치찌개는 한국 음식 중 가장 인기 있는 국물요리’라는 기사가 실렸다.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은 ‘2020년 우리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준 레시피 9개’로 해외에서도 유명한 한식 유튜버 ‘망치’의 떡볶이를 뽑았는데, 망치의 계정에서 세계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레시피는 단연 김치였다. 이 중 ‘한국의 전통김치 레시피’의 조회수는 4월 기준 무려 2000만회를 훌쩍 넘겼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스페인 편에서는 ‘마드리드의 퓨전식당에서 김치는 하나의 종교’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유력지 <라 나시온>은 ‘김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했다.
또 김치는 해외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김치를 넣은 주스와 버거·스낵 등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시즈닝·렐리쉬 등 조미료 형태로도 나와 음식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푸드컬쳐랩이 만든 <김치시즈닝>은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글로벌 칠리소스부문에서 출시 7개월 만에 인기 제품 1위(2020년 11월 기준)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치시즈닝>은 피자나 파스타·과자 등에 뿌려 먹는 가루로 ‘김치의 스낵화’를 이끌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10월 김치에 달콤한 토마토와 매콤한 스리라차 소스의 풍미를 더한 <김치렐리쉬>를 한국과 미국에 출시했다. <김치렐리쉬>는 일종의 소스로 파스타·샐러드·피자·핫도그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김치맛 감자칩인 중국명 <하오요우취>, 베트남명 <오스타>를 출시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은 토핑으로 양배추 대신 백김치가 들어간 고추장맛 치킨햄버거를 올해 1월 미국 본점에서 한정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최근 주목할 만한 것 또 하나. 삼계탕까지 자기들 것이라는 등 중국의 도를 넘은 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2009년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공식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배우 주윤발의 발언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 한국에 온 때가 1981년이었는데 그땐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으로 왔다. 김치 맛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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