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자, 물류개선 및 거래 편의성 증가 등 입장
출하자, 관련비용 출하자에 덤터기… “일방적 희생 안돼”
농업인신문 최현식 기자 2021. 4. 16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오는 12월 중순부터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에 대하여 ‘파렛트 하차거래’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개설자는 도매시장의 물류 및 하역체계 개선과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위한 명분을 우선하고 있지만, 현실은 출하자가 파렛트 하차거래에 수반되어야 하는 산지의 파렛트 출하작업과 랩핑(투명 비닐로 파렛트 적재물을 감싸서 고정시키는 작업)작업 등에 소요되는 추가비용을 담보하거나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전면시행’에 대하여 그 동안의 진행상황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17년부터 연차별로 차상거래(농산물을 하차하지 않고, 출하차량에 그대로 둔 채 거래하는 형태)품목에 대하여 하차거래를 시행해 왔다.
2017년 무, 양파, 총각무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쪽파, 양배추, 대파 품목의 하차거래를 추진해 왔다. 마지막 하차거래 품목인 배추는 2018년부터 논의를 거쳐 2019년 추진예정이었지만, 이해관계자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과 가격폭락, 코로나19 감염증 유행 등으로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전면 시행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3년 가량 연기되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물류개선팀 한혁재 부장은“하차거래를 통해 차상거래 품목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던‘재’(차상거래의 특성상 상품성 감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물량에 대하여 가장 낮은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관행)를 철폐하고 가격 정정 건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면서“원활한 배추 하차거래를 위하여 이해관계자와의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최선의 해결방안을 제시할 에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3년 완공예정인 가락시장 채소2동은 상품성 보호를 위하여 정온설비가 도입될 예정이며, 모든 품목은 파렛트 단위 거래만 가능하다”면서“이에 따라 현재 자율시행 중인 옥수수, 마늘도 내년부터는 파렛트 단위 거래가 전면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출하자는“배추 하차거래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 배추의 대부분은 산지유통인 출하물량으로, 이들 산지유통인의 전국조직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가 하차거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업법인중앙연합회에 따르면 배추의 파렛트 하차거래가 시행되면, 현행 방식에 추가로 상차비용이 발생하는 등 출하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이광형 사무총장은“배추 경매가 종료되는 시점이 밤 12시 경이기 때문에 새로운 차량섭외가 어렵고, 하역노조가 출근하는 익일 오후 2시나 되어야 상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배추의 상품성 유지에도 매우 불리한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잉생산으로 인해 가락시장의 반입물량이 급증하면서 불낙될 경우 대구, 광주, 부산 등의 다른 도매시장으로 이동하는데 물류비용 등의 추가 손실은 고스란히 출하자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하차거래는 산지의 수확작업비 증가와 파렛트 임차비용, 랩핑비용, 적재수량 감소 등으로 출하차량 1대당 15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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