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등 재배면적 크게 줄고
중국산 양념재료 수입은 급증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4. 16
김치 원료 농산물의 추락이 가속화해 해당 농산물의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치 재료로 사용되는 배추·무·고추·마늘 등의 농산물은 재배면적·생산량·자급률이 모두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중국산 김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국산 김치마저 소비부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산 냉동고추와 냉동마늘의 수입 급증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김치의 핵심 원료인 배추는 재배면적이 2000년 5만6578㏊에서 2020년 3만610㏊로 20년간 46%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줄면서 생산량도 2000년 352만9000t에서 2020년 221만7000t으로 100만t 이상 줄었다. 2000년 101.2%였던 배추 자급률은 2020년 80.9%로 쪼그라들었다.
무 재배면적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4만238㏊였던 무 재배면적은 2020년 2만526㏊로 20년 만에 거의 반토막 났다. 2000년 175만9000t이었던 무 생산량도 2020년 109만1000t으로 38% 줄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단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보다 생산량 감소폭이 다소 완만하다는 점이다.
김치 양념의 필수 재료인 건고추는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 국산 김치 소비감소, 중국산 냉동고추와 고추 다대기(혼합조미료) 공습 등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중국산 냉동고추 수입량은 2003년 4만9148t이던 것이 2020년 24만2130t으로 6배 가까이 급증했다. 고추 다대기가 포함된 기타 소스의 수입량도 2000년 2만300t에서 2020년 9만520t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건고추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양념채소인 마늘 재배면적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마늘 재배면적은 2000년 4만4941㏊에서 지난해 2만5372㏊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마늘 생산량은 47만4388t에서 36만3432t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2000년 3815t이던 중국산 냉동마늘의 수입량은 2020년 2만9741t으로 늘었다.
박기환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김치 소비위축과 함께 노동력 부족, 수입량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김치 원재료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을 방치하면 김치 원료 농산물의 국내 생산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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