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중심 제주선 시장격리 유통인 위주 무안은 출하
농식품부가 양쪽 중재해야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4. 9
양배추 주산지들이 산지 출하물량 감축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배추값이 약세를 보이자 산지 출하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일부 지역만 산지물량 감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산지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지역 양배추농가들이 지난달 중순 시장격리를 진행했고, 현재 2차 시장격리를 위해 제주도와 협의 중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달 도와 농협·농가가 협의해 일정 비용을 보전하는 형태로 약 3000t 규모의 시장격리를 진행했다”며 “추가 시장격리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남 무안지역에선 양배추값이 급락한 이후에도 산지물량 감축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산지유통인을 중심으로 물량의 10%를 자율감축하는 방안이 시행됐으나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지역 농가들은 시장격리 직후에 양배추값이 8㎏ 한망당 8000원대로 반등했으나, 그 이후 무안지역 출하량이 늘어 값이 떨어졌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7일 기준 서울 가락시장의 평균 경락값은 3789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72%, 평년 4월보다 38% 낮다.
제주지역 양배추농가 김모씨는 “다 같이 살자는 생각으로 생산비도 못 건지는 비용을 보전받고 수급조절에 참여했는데 반등은커녕 다시 가격이 원상복구되는 걸 보고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농가 중심인 제주와 산지유통인 중심인 무안의 유통 주체 차이가 이같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무안에서 양배추를 취급하는 산지유통인 강모씨는 “무안지역의 물량은 제주와 달리 대부분 산지유통인이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지유통인 입장에선 손해를 감수하고 자율감축 등을 시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나서 수급조절이 이뤄지도록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두달 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주와 무안이 같이 수급조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묵묵부답”이라며 “산지폐기를 못해주겠다면 정부가 중재 역할을 해 자율감축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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