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값 평년보다 36% 낮아 중국산 석달간 6012t 수입
단무지 등 가공용 수요 잠식
출하작업 재개·수입 증가 땐 값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1. 3. 24
겨울무가 생산량 증가에도 수입이 급증하는 이례적 상황에 고전하고 있다.
2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무 20㎏ 상품 한상자가 8154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3월 평균보다 14.6%, 평년 3월 평균보다 36% 낮은 값이다. 1월 1만원대를 유지하다 설 직전 6000원대로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는 7000∼8000원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무값 약세는 생산량 증가가 주요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겨울무 생산량은 36만1000t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6.8%, 8.4%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2%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단수가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4.9%, 6.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산 신선무 수입 증가도 무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중국산 신선무는 지난해 12월 2516t, 올 1월 1874t, 2월 1622t으로 최근 3개월간 모두 6012t이나 수입됐다. 지난 3년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은수 농경연 엽근채소관측팀장은 “3월에도 10일 기준 585t(잠정)이 수입돼 평년보다 많은 양이 들어왔다”며 “국내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처럼 많이 들어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난겨울 한파로 국산 무가 대거 망가질 것으로 예상한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무 수입에 적극 뛰어든 것이 수입 증가의 요인”이라고 귀띔했다.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신선무는 주로 가공공장 등에서 소비되며 국산 무 수요를 잠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중국산 신선무는 상품성이 떨어져 과거 국내 수입업자들이 도입에 실패한 품목인데 올해 유난히 많이 수입되고 있다”며 “도매시장에는 반입되지 않고, 단무지나 김치 등 가공공장에서 주로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산지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무 소비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산 신선무가 가공공장 수요마저 잠식한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은 “김치공장 등 대량 수요처에서 중국산 신선무 사용이 늘면 국산무 가격 지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산지폐기 등 수급조절 영향으로 3월 들어 무값이 조금 올랐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고, 중국산 신선무 수입이 이어질 경우 현재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2월말 제주지역에서 약 264만㎡(80만평) 수준의 산지폐기가 진행된 데다 출하작업을 중단하거나 저장물량으로 돌린 농가들이 많아져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이라며 “산지에서 출하작업을 재개하고 중국산 신선무 수입이 늘면 다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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