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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박영범 차관이 ‘농지투기’ 의혹에 석연찮은 해명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7일 ‘2021 농식품부 주요 업무계획’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 차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박영범 차관 농지투기 의혹, 인사검증 단계서 ‘확인’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에 농식품부 차관까지 ‘논스톱’
김현수 장관도 경기 포천 농지 999㎡ 배우자 명의 소유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221. 3. 19
농지법 소관 주무부처인 현직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농지투기 의혹이 석연찮은 해명에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특히 청와대 인사검증 단계에서 이미 농지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으나 청와대는 이후 농식품부 차관까지 임명하는 등 농지문제에 눈을 감았다. LH 사태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고위공직자의 불법·편법 농지 소유는 제동 없이 자행됐을 거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배우자가 경기도 평택 안중읍 농지 약 20평을 농사를 짓지 않고 소유했다 매도해 ‘농지법 위반’에 ‘농지투기’ 의혹까지 비판이 일고 있다.
박 차관의 농지 매매건을 보도한 서울신문 기사(14일자)에 따르면 2016년 8월 경기도 평택 안중읍 현화리 613 토지 2,612㎡ 중 66㎡(약 20평)를 박 차관 배우자가 5,000만원에 주말농장용으로 매입했다. 이 토지는 박 차관 배우자 포함 34명이 지분을 나눴다고 한다. 박 차관은 2019년 5월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에 임명됐는데 인사검증 과정 중 이 농지 존재를 알았고, 청와대 입성 후인 8월 농지를 되팔았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주말농장용’으로 매입한 농지는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고 더더군다나 ‘농지투기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주말농장 20평을 평당 250만원에 구입한 금액도 농업소득과 비교해 ‘거액’이라 “금을 수확하려 했냐”는 비아냥이 일고, 지목상 ‘답’ 즉 논을 여러 명이 지분을 나눠 주말농장용 농사를 짓는다는 설명 자체도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이개호, 농해수위)는 16일 법안심사소위·예산결산소위 모두 박 차관의 농지투기 의혹에 반발해 야당이 회의장에 불참하거나 차관 참석을 거부하고 장관 참석을 요구하다 파행됐다. 법안심사소위는 고심끝에 19일로 미뤘고, 예결소위는 4차 재난지원금 추경안 심사라는 중차대한 안건으로 17일 오전 다시 회의를 시작해 이날 오후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등 파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17일 농해수위 추경안 의결이 끝나고 야당이 박영범 차관에게 농지투기 문제를 질의하면서 분위기는 또 한 번 경색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농지를 농업법인을 통해 매입했다고 한 것에 대해 “그 농업법인은 부동산중개업을 병행하는 일종의 기획부동산”이라고 힐난했고 3년동안 휴경상태로 방치된 상황에 대해 ‘주말농장’용이 아닌 “투기의혹이 짙다”고 박 차관의 일관된 해명을 일축했다.
현행 농지법상 주말·체험농장용 목적으로 1,000㎡까지의 농지는 구입이 가능하다. 박 차관도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한 것은 명백한 농지법 위반이다.
임영환 법무법인 연두 변호사는 “농지법 제6조 2항 3호에 농작물 경작 혹은 다년생식물을 재배하는 주말·체험영농의 경우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한다. 농지를 소유하려면 8조1항에 따라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만 한다”면서 “하지만 58조 벌칙조항 1호를 보면 제6조에 따른 농지소유 제한, 제7조에 따른 농지소유 상한을 위반해 농지를 소유할 목적으로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즉 주말농장을 한다고 농지를 구입하면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을 텐데 농사를 짓지 않아 주말농장으로 이용되지 않은 명백한 사실이 있으므로, 분명한 농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국회 여당 관계자들도 “차관의 해명에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이러니 농지법이 강화될 리 있냐는 비아냥도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고개를 저었다.
농해수비서관 인사검증 과정에서조차 농지소유 문제를 간과한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농지법 소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 차관 임명까지 단행하면서 농지문제에 대한 정부의 불감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고위공직자 농지소유 실태를 고발한 기자회견 자료에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무림리에 농지 999㎡를 배우자 명의로 상속소유 중이다. 지목은 밭이고, 주말농장용 농지소유 상한인 1,000㎡에서 절묘하게 1㎡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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