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가락시장 상장예외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도매시장 개혁이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도매시장 개혁의 핵심은 경매 독과점 타파를 통한 출하자 선택권 강화와 경매회사 과다수익 환원이다. 농식품부가 극구 반대 입장을 펴자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5인이 지난 1월 20일 경매의 경쟁장치인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지자체 재량으로 하도록 하는 농안법 개정안을 발의, 여당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개혁 시도가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번에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성격이 정반대다. 가락시장 개설자인 서울시는 도매시장 경쟁 구조에 심대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 아래 상장예외거래를 거래제도 다양화의 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상장예외거래가 미약하나마 경매의 경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상장예외품목을 지자체가 아닌 농식품부가 지정케 함과 동시에 거래제도 관련 심의기구마저 농식품부 소속으로 묶고 있다. 도매시장 내 경쟁체제 구축은 물론 지방분권 측면에서도 역행하는 내용이다.
도매시장 개혁은 지난 20대 국회 때도 보여졌듯 법안 개정에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가뜩이나 쉽지 않은데 여당 내에서도 이처럼 엇박자 기류가 감지돼 개혁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원장인 이개호 의원은 윤 의원 개정안과 김 의원 개정안 양쪽 모두 공동발의에 이름을 올리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에 따르면 국회의 시장도매인제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 ‘대금결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여러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는 등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들이 국회에 전달되고 있다. 시장도매인연합회는 정산조합의 존재 등 사실관계를 밝히고 “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정당한 선의의 경쟁이 두려워 허위, 왜곡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라며 “오히려 출하선택권 보장 및 안정적인 수취가 형성을 위해 시장도매인제를 전국 어디서나 도입할 수 있도록 투쟁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장도매인연합회는 이개호 농해수위원장 앞 서신 발송, 허위사실 유포자 명예훼손 고소 등 강경한 대응 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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