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매시장, 전면 금지 강행
망작업 인력·비용 추가로 소요 고흥지역 농가 소득 감소 우려
농민신문 이상희 기자 2021. 3. 5
2021년산 햇양파 출하를 앞두고 공영도매시장에 잎양파를 출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산지 양파농가들의 요구가 거세다. 전남 고흥군 거금면에서는 3월 중순부터 수확하는 잎양파의 70%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하는데, 대구도매시장이 올해부터 잎양파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거금도농협은 지난달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도매시장 잎양파 출하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민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거금면에서는 양파 430만㎡(약 130만평)가 재배되고 있고 그중 잎양파로 출하되는 면적은 66만㎡(약 20만평)에 달한다.
잎양파는 주대마늘과 비슷하게 잎을 제거하지 않고 단으로 묶어 출하하는 극조생양파를 이르는 말이다. 고흥·여수 등 전남 일부에서 봄에 한시적으로 출하하고 대구·부산 등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진다.
하지만 잎을 잘라내고 망에 담아 유통하는 망양파와 달리 잎 부분이 달려 있어 시장 내 쓰레기를 발생시킨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구도매시장 측도 시장 내 쓰레기 발생을 이유로 2019년 시장운영위원회를 통해 잎양파 반입 금지를 결정했다. 또 지난해 시행을 유예해 산지에 대비할 시간을 준 만큼 올해 잎양파 반입 금지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거금면 양파농가들은 “양파 망작업을 하려면 인력과 비용이 추가돼야 한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설사 망작업을 시도한다 해도 녹록지 않다. 잎양파는 조생양파 출하가 시작되기 전 20여일간 틈새시장을 노리고 출하되는데, 수분이 많고 물러서 망작업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서다. 구가 단단해질 때까지 수확시기를 늦추면 조생양파와 출하시기가 겹치면서 양파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득 하락을 우려하는 농민들이 많다.
실제로 잎양파가 대구도매시장에 반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연초 활발하게 이뤄지던 거금도 양파 밭떼기거래도 주춤한 상황이다.
산지농민들은 “영남지역에서 잎양파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적지 않고, 잎양파를 취급하려는 상인들이 다수 존재하는데도 공영도매시장이 쓰레기 발생을 이유로 출하를 막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은정 거금도농협 상무는 “수요가 있는데도 도매시장에서 반입을 금지하면 잎양파는 도매시장 외곽에서 유통될 수밖에 없고, 농가들은 제값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입 금지보다 농가 피해를 줄이는 다른 방법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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