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로 얼어붙은 전남 월동작물
농민신문 해남·구례=이상희 기자 2021. 1. 10
“여기 보세요. 배추 밑둥이 이미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며칠 더 두고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물러 썩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정원 전남 해남 화원농협 조합장은 7일부터 나흘째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자 관내 배추밭을 돌아보며 이렇게 한숨을 쉬었다. 눈에 묻혀 얼고 물러지는 배추를 바라보는 농가들의 마음이 썩어들어가기 때문이다.
올겨울 들어 최악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전남지역에서도 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월동배추 최대 산지인 해남에서는 8일 최저기온이 영하 17℃ 아래로 떨어지는 등 4일 연속 평균기온이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배추 겉잎과 밑동이 어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밭에서는 배추 속잎까지 얼어, 언피해로 인한 무름증상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월동배추의 특성상 이후 기온이 올라가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상당 부분 언피해가 진행된 밭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치영 전남농협지역본부 원예유통사업단장은 “특히 지난해 9월 집중 호우로 정식이 늦어지면서 아직 결구가 되지 못한 배추밭이 상당수 있는데, 이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례에서는 시설감자에 언피해가 발생했다. NH농협 구례군지부에 따르면 용방면의 비닐하우스 단지 내 128동 중 70％ 가량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감자의 생육 최저온도는 4℃인데, 지난 7∼8일 이틀간 영하 9℃, 영하 14℃까지 떨어지면서 감자가 얼어버린 것이다. 이 단지에서는 난방비 절감을 위해 대부분 수막재배를 하는데, 최근 지하수 부족으로 물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한파가 닥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영양제 살포 등 긴급처방에 나선다 해도 올봄 출하시엔 생산량 감소 등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농민신문] 제대로 된 숙소 없인 외국인 근로자 못 받는다 
[농민신문] [2021 새해 이슈] 일손 구하기·친환경농산물 소비 ‘비상’…근본 대책 절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