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농가는 새해부터 해당 근로자의 주거환경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형태의 숙소를 제공하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소규모로 고용하는 농가도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이나 농업인안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외국인력 도입 운용 계획’을 확정했다.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Q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는?
A 올해 농축산업분야에 배정된 일반 고용허가제(E-9 비자) 쿼터는 지난해와 같은 6400명이다. 농업계는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을 감안해 쿼터를 늘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다만 모든 산업분야에 걸친 전체 쿼터가 지난해 5만6000명에서 올해 5만2000명으로 감소했음에도 농축산업분야는 6400명을 유지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Q 언제쯤 입국하나?
A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사실 지난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도입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전체 쿼터 5만6000명 가운데 약 3만명이 고용허가서를 발급받고도 입국하지 못했다. 농축산업분야의 경우 6400명 중 2020년 12월28일 기준 777명 입국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올해 도입 규모 5만2000명 가운데 상반기에 2만2000명분만 고용허가서를 우선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평소에는 상반기에 약 60%(3만1200명)를 발급했지만, 지난해 들어오지 못한 근로자도 함께 입국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반기 도입 규모를 줄인 것이다.
Q 몇년간 고용할 수 있나?
A E-9 비자를 받아 신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최장 4년10개월간 일한 다음 귀국 후 성실근로자 재입국제도를 통해 다시 최장 4년10개월간 일할 수 있다. 전체적으론 9년8개월간 일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최초 4년10개월이 지나면 일단 귀국해야 하는 게 문제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져 외국인 근로자의 출입국이 원활하지 못하면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활동 기간을 4년10개월에서 예외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Q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고용허가제 운영방안은?
A 우선 코로나19 상황이 양호한 송출국을 중심으로 근로자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16개 송출국 가운데 방역당국이 ‘교류확대 대상국가’로 지정한 캄보디아·베트남·태국·중국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근로자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며, 자가격리 중 1일 모니터링 및 온라인 취업교육 실시 등을 통해 입국 전후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실태조사를 벌인 후 방역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한다.
Q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는 어떻게 강화됐나?
A 고용허가제와 노사누리시스템 연계를 통해 노동관계법 위반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특히 농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고용허가 때 기숙사 시설을 확인할 예정이다. 숙소가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처럼 열악하면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5인 미만을 고용하는 농가의 경우에도 산재보험 또는 농업인안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 산재보험의 경우 1인당 연간 보험료가 50만원가량이다. 다만 농업인안전보험은 국가가 50%, 지방자치단체가 20∼30%를 지원하기 때문에 1인당 보험료가 5만원 정도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Q 외국인 유학생도 고용할 수 있게 되나?
A 그렇다. 정부는 국내 이공계 학부(4년제)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을 E-9 비자 외국인 근로자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9 쿼터 총량 내에서 일부를 외국인 유학생에게 할당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부 방안은 고용노동부와 법무부의 공동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농민신문] [2021 새해 이슈] 일손 구하기·친환경농산물 소비 ‘비상’…근본 대책 절실 
[전업농신문] 강추위, 농작물 관리 철저...한파 피해 예방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