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자“대법원 판례…상장거래가 원칙”
가락시장, 청과부류 품목별 거래방법 결정
상장품목 51개 vs 상장예외품목 145개
농업인신문 최현식 기자 2021. 1. 4
2021년 가락시장 청과부류 품목별 거래방법이 결정됐다. 그러나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상장예외품목 지정 요건의 적합성 판단을 위한 품목별 반입물량 자료 요청과 상장예외품목 지정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품목들의 상장품목 환원 등에 대한 요구가 배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구랍 12월 17일 개최된 가락시장 시장관리운영위원회는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거래될 청과부류 품목별 거래방법으로 상장예외품목 145개(과일 36, 채소 107, 기타 2)를 다수결로 결정했다.
상장예외품목으로 신규 지정된 품목은 기존 115개 품목에 더해진 과일류 9개 품목(블루베리, 떫은감, 용과, 아로니아, 유자, 두리안, 망고스틴, 파파야, 리치)과 채소류 21개 품목(고수, 쌈추, 밤콩, 수삼, 로메인, 로케트(루꼴라), 치콘, 바실(바질), 베이비, 뉴그린, 스프로스, 양송이버섯, 만가닥버섯, 싸리버섯, 방풍나물, 곤드레나물, 새싹나물, 산채나물, 세발나물, 당귀잎, 오가피)이다.
논란은 시장관리운영위원회의 청과부류 상장예외품목 심의 과정에서 제기됐다. 심의과정에 참여한 한 위원은 “상장거래를 원칙으로 하는 공영도매시장에서 상장예외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원칙에 대한 훼손”이라며 “상장예외품목 지정에 대한 명확한 심의를 위하여 모든 품목 자료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자료제출은 배제됐다.
특히 해당 심의위원이 제기한“상장예외품목 중 하위 3% 미만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에 대한 상장품목 환원에 대한 논의 요구”에 대하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정지조건이란, 이에 해당되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되는 것이며, 3%가 넘어가더라도 이를 다시 해제하라는 내용은 없다”는 농안법 해석을 내놨다.
또한 “고구마, 양상추와 같이 그 동안 3% 이상이 된 품목들이 실제로 있다”면서“다만 과거에 지정 했다가 반입물량의 3%를 초과하여 상장예외 지정을 해제하는 것을 법률상 해제조건이라 하는데, 농안법 제27조에는 해제조건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주장대로라면 상장예외품목으로 한 번 지정되면, 해당 품목은 다시 상장품목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해 경상대학교 법과대학 박신욱 부학장은 “매년 품목별 거래방법을 지정하면서 해제조건이 없다는 해석은 말이되지 않는다”면서 “대법원 판례에서도 공영도매시장의 상장경매가 원칙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농안법 시행규칙 제27조의‘상장되지 아니한 농수산물의 거래허가’는 예외적인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신욱 부학장이 언급한 대법원 판례(서울행법 2017구합66398 판결)는‘농안법은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상장하는 경쟁매매 방식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하여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한 가격의 유지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상장거래의 원칙을 훼손해가면서 자의적으로 상장예외품목을 지정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한편 상장예외품목의 거래허가를 규정하고 있는 농안법 시행규칙 제27조는‘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하지 아니한 농수산물’에 대하여‘부류를 기준으로 연간 반입물량 누적비율이 하위 3% 미만에 해당하는 소량품목’등에 대하여 시장관리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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