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가 한층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급격한 유통의 변화를 국산 농산물로 주도해 나갈 전략이 절실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49.4%의 설문 응답자가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식품구매 지출액이 늘었다고 답했고 3.5%는 식품의 주 구입경로를 온라인으로 꼽았다(2019년 0.8%). 특히 온라인구매 중 모바일구매의 비중이 83.2%로 PC를 압도하고 있으며 가정간편식(HMR)과 건강식 소비도 한층 늘어났다. 코로나19는 기존의 유통환경 변화를 한층 가속시키는 한편, 가정소비 증가, 소포장 인기 쇠퇴 등 새로운 트렌드까지 창출하고 있다.
그동안 국산 농산물은 역동하는 시장 유통망에 대개 수동적으로 편승해 왔고 이 과정에서 수입 농산물의 시장 잠식이 활발해졌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에 대해 아직은 유통 전문가들도 뚜렷한 윤곽을 잡진 못하고 있지만 생산자·산지유통인 조직의 체계화, 산지유통시설의 역할·전문성 강화, 작부체계 개편 등 변화에 발맞출 산지의 노력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진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산지를 떠나선 농협과 공영도매시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유통의 격랑 속에서 반드시 국산 농산물을 중심에 두고 민간 업체들에 대응해야 할 숙명을 가진 곳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당일배송 강화’를 필두로 유통개혁을 선언해 그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유통개혁은 지역농협들의 역할 및 계약재배 확대의 커다란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도매시장은 지난해 온라인구매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렇다 할 거래물량 이탈이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물품구색을 도매시장에 의존한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머지않아 독자적 유통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대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일각에서 역점을 뒀던 온라인 경매도 아직 그 실적이 신통찮은 모습이지만, 온라인 경매보다 더 중요한 건 소비지에 대한 대응이다. 소비지의 트렌드를 빠르게 수렴·반영할 수 있는 직거래 유통체계부터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대도시권에 커다란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기지로서의 잠재력에도 주목해볼 만하다. 변화에 보수적인 도매시장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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