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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2021-‘환경’과 함께] 반(反)환경농업은 이제 그만!
화학비료 사용·가축분뇨 증가 메탄·아산화질소 발생 주원인
농업 전 과정 저탄소 전략 필요 비료 덜 쓰고 분뇨 효율적 처리
농어촌에너지 정책 대전환도
농민신문 김봉아 기자 2021 .1 .1
‘사과 0.4㎏, 토마토 1.2㎏’.
사과와 토마토 1㎏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이산화탄소 환산량)입니다. 가축의 방귀나 트림·분뇨에서도 나오는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립니다. 비단 온실가스뿐만이 아니지요. 농약·화학비료의 과다한 사용과 영농폐기물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농업은 생태계 유지, 홍수 조절 등 환경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같은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환경문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더이상 간과할 수만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은 100년, 200년 뒤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환경을 유지하는 농업을 말합니다. 새해를 맞아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농업을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후위기…저탄소 사회로 전환해야=기후위기는 더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8℃ 상승했고, 이로 인해 가뭄·폭염·폭우 등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유엔(UN·국제연합)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자(탄소중립·Net Zero)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그린 뉴딜’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농약·화학비료·가축분뇨 증가=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CO)·메탄(CH)·아산화질소(NO) 등이 있다. 이중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비료 사용 등으로 인해 대부분 농업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벼의 뿌리와 물, 유기물의 화학변화를 통해 메탄이 생성되는 것이다.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가축의 소화과정이나 분뇨에서도 나온다. 또 시설원예 난방과 농기계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산화탄소 환산량·COeq.)은 2018년 기준 2120만t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국가 전체 배출량 7억2760만t의 2.9%를 차지한다. 배출원별로는 벼 재배 630만t(29.7%), 농경지 토양 550만t(25.8%), 가축 분뇨 처리 490만t(23.3%), 가축 장내 발효 450만t(21.1%) 등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과소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산하 ‘농어촌에너지 전환 포럼’에서는 생산뿐 아니라 가공·유통·운송·폐기 등 농식품 시스템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가 전체 배출량의 20% 정도로 제시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량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농경지 1㏊당 농약 사용량은 11.8㎏으로 호주(1.1㎏)보다 10배 정도 많다. 비료 사용량도 1㏊당 268㎏으로 호주(67.6㎏)·캐나다(79.2㎏)보다 훨씬 많다.
◆생산·유통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줄여야=경북 상주의 한 포도농가는 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는 저탄소 농업기술로 연간 158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저탄소 농업기술이 일부 적용되고 있으나,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가공·유통·소비 등 전 과정에 저탄소 전략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정부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라며 “EU의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k)’ 전략처럼 모든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전략을 세우고 농민·유통업체·소비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약·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가축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또 화석연료 중심인 에너지를 태양광·풍력·지열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농어촌에너지 정책의 대전환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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