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을 조성하기 위해 ‘농촌 공간 정비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추진된다. 농민 연금보험료 지원액이 1인당 한달 최고 4만5000원으로, 취약농가에 지원되는 영농 인력 인건비가 하루 8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신축년(辛丑年) 새해 달라지는 농업·농촌 분야 주요 제도와 정책을 알아본다.
◆ 농촌 공간 정비 프로젝트 추진=농촌 공간을 주거·산업·축산업 등 용도에 따라 구획하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여건에 맞게 정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이 최초로 추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농촌 거주 수요 증가에 대비해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 공간과 생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농촌 공간의 현황·문제점을 파악하는 공간 분석과 지역개발 추진 주체에 대한 교육·컨설팅도 시행한다.
◆ 농민 연금보험료 지원액 인상=국민연금 지역가입자와 지역임의계속가입자 중 농민이 부담하는 연금보험료를 전체 절반 범위 내에서 한달 최고 4만5000원까지 지원한다. 올해까지는 한달 최대 4만3650원을 지원했었다. 다만 종합소득세 6000만원 이상 또는 재산세 과세표준액 10억원 이상 농민에겐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원하지 않는다.
◆ 취약농가 영농 인력 지원 인건비 인상=사고·질병 등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없는 농가를 돕는 영농도우미 인건비가 하루 8만원으로 지난해와 견줘 1만원 인상된다. 인건비 지원 분담은 종전대로 국고 70%, 지방비 30%다. 영농도우미는 5㏊ 미만을 경작하는 농민이 사고나 질병으로 2주 이상 진단을 받거나 3일 이상 입원하는 등의 위급 상황에 처하면 쓸 수 있다. 제1·2급 법정 감염병에 걸렸거나 접촉한 자로 판명돼 격리될 때도 영농도우미를 부를 수 있다.
◆ 농촌에서 미리 살아보기 지원=귀농·귀촌하고 싶지만 농촌 생활에 대한 정보·경험이 부족해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최대 6개월 동안 정부 지원을 받으며 농촌 생활을 체험한 뒤 귀농·귀촌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일손돕기와 마을 가꾸기 등 지역별 특색 프로그램을 한달에 15일 이상 성실히 참여하면 한달 30만원의 연수비도 받을 수 있다. 세부 시행계획이 마련되는 내년 3월 중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스마트팜 혁신밸리 운영=2018년부터 조성 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4곳이 내년 상·하반기 순차적으로 완공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상반기엔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 하반기엔 전남 고흥과 경남 밀양에서 각각 문을 연다.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선 청년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팜에 특화한 실습 중심의 현장 교육(20개월)을 실시하고, 보육센터를 수료한 청년들은 혁신밸리 내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적정 임대료를 내고 창농할 수 있다.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실증단지와 지원센터도 구축해 스마트팜 확산 거점으로 조성된다.
◆ 농산물 도매유통 온라인 거래 품목 확대=지난해 양파·마늘·사과 등 3개 품목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던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가 내년 하반기부턴 대상 품목이 주요 과수·채소로 늘어난다.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는 중도매인·매참인 등 구매자가 사진·영상 등 디지털 정보를 활용해 산지로부터 상품을 비대면으로 확인한 후 온라인 거래를 체결하고 원하는 장소로 상품을 직배송받는 방식이다. 농산물 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물류를 효율화하자는 취지다.
◆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경매 플랫폼 구축=축산물 도매시장용 온라인 경매시스템이 개발된다. 그동안 축산물 도매시장 거래는 전적으로 대면 방식에 의존하다보니 전염병 등이 발생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축산물 유통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으로 축산물(쇠고기·돼지고기) 영상과 등급 판정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 구매자가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도매시장 시범도입은 2022년이다.
◆ 두류·맥류 계약재배사업 실시=생산농가의 판로 보장과 실수요업체의 물량 확보를 위해 두류·맥류 계약재배사업이 처음 실시된다. 콩·팥·녹두·밀 등 4개 품목을 대상으로 농협경제지주·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품목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영농조합법인 등 생산자단체에 최대 5년 동안 계약재배 자금(농안기금 융자 80%, 자부담 20%)을 지원한다.
◆ 동물보건사 도입=국가 공인 ‘동물보건사’ 자격증이 신설된다. 동물보건사는 동물병원 내에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이다. 현재 민간단체에서 동물 간호 관련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양질의 동물 진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전문직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 전통주 등 자조금사업 도입=전통주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자조금사업이 도입된다. 막걸리나 국산 와인 등 생산자단체의 소비 촉진과 품질 향상, 판로 확보 등을 지원함으로써 전통주 가치를 높이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