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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외국 농축산물, 국내시장 대거 점령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2-24 조회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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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A 소비자후생 체감도 조사

                쇠고기 등 재구매의향 높고 수입규모도 갈수록 늘어나

                식품 자급률은 지속적 감소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0. 12. 23


 자유무역협정(FTA)을 등에 업은 수입 축산물·과일이 소비자의 선호도를 얻으며 국내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 6월 소비자 3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FTA 소비자후생 체감도 조사 결과’를 최근 내놨다. 소비자원은 과일·축산물 등 41개 수입 소비재 품목별로 선택 다양성, 가격, 품질, 구매만족도, 재구매 의향에 대한 체감도를 조사했다.

 재구매 의향을 조사한 결과 포도주(86.3%)가 승용자동차(81.4%), 향수(81.3%) 등을 제치고 재구매 의향이 높은 수입 품목 1위에 올랐다. 소비자들은 바나나(77.3%), 쇠고기(74%), 오렌지(71%), 키위(64.7%), 돼지고기(60.7%)에 대해서도 높은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재구매 의향이 높은 농식품 대부분은 수입규모가 꾸준히 느는 품목들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미국과의 FTA 발효 직후인 2013년 30만637t을 기록했던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48만776t으로 증가했다. 수입액은 15억4000만달러에서 31억3000만달러로 두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수입량은 32만2286t에서 57만951t으로 뛰었다. 바나나(31만3604t→36만8374t), 포도주(3만2557t→4만3495t)도 마찬가지다.

 수입규모가 커지는 만큼 식품 자급률은 쪼그라들고 있다. 쇠고기 자급률은 2013년 50.1%에서 지난해 36.5%로 줄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는 81.5%에서 69.7%, 과실류는 78.7%에서 75.5%로 내려앉았다.

 소비자들은 수입 농식품의 가격에 후한 점수를 줬다. 가격 평가 상위 품목 1∼5위를 돼지고기(66%), 바나나(52.3%), 쇠고기(52%), 포도주(51%), 맥주(47.7%)가 차지했다. 국산 농식품보다 외국산이 저렴하다고 여기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치상 FTA 발효를 통해 관세가 사라지면 수입 단가가 줄고 판매가격도 낮아진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주 수입처는 미국과 EU다. 미국산·EU산 돼지고기 관세는 FTA 발효와 함께 품목별로 기본 22.5∼25%에서 시작해 지난해 0∼4.5%로 철폐·인하됐다. 미국산·호주산 쇠고기 관세는 기본 40%에서 지난해까지 각각 18.6%, 23.9%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입 단가는 되레 늘었다. 지난해 돼지고기의 1㎏당 수입 단가는 3달러로 2013년 2.8달러보다 올랐다. 쇠고기 단가는 같은 기간 5.13달러에서 6.5달러로 뛰었다. 바나나(0.8달러→0.82달러), 포도주(5.27달러→5.96달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와 관련해 각국의 수출업자들이 관세 인하에 맞춰 미리 수출가격을 올리는 등 높은 시장점유율을 빌미로 가격을 좌우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수입·유통 업자들이 관세 인하 과실을 가져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6∼2017년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외국산 적포도주의 판매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평균 11.4배나 높았다. 수입가격에 세금 외에 운송·보관료, 임대료, 판매 촉진비, 유통 마진 등의 비용이 추가됐다고 해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중소수입사들의 시장 참여 확대 등 가격경쟁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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