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업분야 조세감면 일몰기한 연장 어떻게 됐나
농업계 적극적 농정활동 펼쳐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 등 대다수 항목 기한 2~3년 연장
법인 설립등기 등록면허세
내년부터 면제 혜택 못 받아 합병 조합 취득세도 15% 내야
기재위에 농업 대변 위원 전무 일몰 연장 갈수록 어려워질 듯
농민신문 서륜 기자 2020. 12. 16
2020년 일몰이 도래하는 농업분야 조세감면 연장에 대한 국회 심사가 마무리됐다. 국세 항목 연장안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3일, 지방세를 다룬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9일 각각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지역 농ㆍ축협 조합장 등 농업계가 적극적인 농정활동을 펼친 결과 대다수 항목의 일몰이 2∼3년 연장됐다. 다만 ‘농업법인 설립등기 등록면허세 면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되고, ‘지역 농ㆍ축협 합병 때 취득세 감면’의 경우 감면율이 축소돼 합병하는 농ㆍ축협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 국세=올해말 일몰이 도래하는 농업분야 국세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된 것은 ‘조합 법인세 당기순이익 저율 과세’였다. 정부는 7월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을 통해 올해말 종료될 지역 농·축협 등 조합 법인에 대한 과세특례를 2년 연장하되, 대규모 법인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종료하기로 했다. 대규모 법인의 기준은 매출액 1000억원 또는 자산 5000억원 초과다. 244개 조합 법인이 이에 해당하며 이 가운데 219개(90%)가 지역 농·축협이다.
정부 계획대로 대규모 법인에 대한 과세특례가 종료되면 해당 법인은 ‘세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다. 법인세율이 현행보다 2배가량 높은 20%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계가 국회를 대상으로 대규모 농ㆍ축협에 대한 저율과세 종료의 부당성을 적극 알린 결과 과세특례는 연장될 수 있었다.
‘조합 3000만원 이하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도 2년 연장됐다. 가입 자격까지 기존 ‘20세 이상’에서 ‘19세 이상’으로 확대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조합원이 내는 1000만원 이하의 출자금에 대한 배당소득 비과세도 2022년까지 2년 연장됐다.
◆ 지방세=행정안전부가 8월12일 농업분야 지방세 감면 항목의 연장 여부를 담은 ‘2020년 지방세 관계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농업계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동안 농민ㆍ농업법인ㆍ농협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던 지방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담겼기 때문이다.
지역 농ㆍ축협이 농민에게 영농자금을 융자해줄 때 담보물 등기에 대한 등록면허세 면제를 대폭 축소하는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등록면허세를 50% 감면해주고 있지만, 2021년부터 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감면율이 축소되면 농ㆍ축협의 신용사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여러 국회의원이 기존처럼 50%를 감면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고,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다른 조세감면 항목처럼 2∼3년 연장이 아닌 1년 연장에 그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농업법인을 설립할 때 내는 등록면허세 면제가 올해말로 종료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역 농ㆍ축협 등이 합병할 때 인수 조합은 피인수 조합으로부터 양수받은 재산에 대해 취득세를 면제받았는데, 새해부터는 85%만 감면받는다.
◆ 조세감면 연장 갈수록 어려워질 듯=농업분야 조세감면은 해마다 10여가지 항목씩 일몰이 도래한다. 2021년말에 일몰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것은 농업용 석유류에 부과되는 간접세(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 교육세, 자동차세)의 면제다. 흔히 ‘면세유’라 불리는 이 항목은 2018년에 일몰이 3년 연장돼 2021년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세감면 일몰을 연장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국회에 농업ㆍ농촌을 대변할 우군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감면 연장의 키(열쇠)를 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 13명 중 농촌을 지역구로 둔 위원은 한명도 없다.
이에 농업계가 보다 적극적인 농정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농ㆍ축협 조합장들은 올 6월25일 열린 ‘농협중앙회 제3차 임시대의원회’에서 농업분야 조세감면 연장안 등을 담은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그 결과 기재위 소속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을)을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조세감면 연장을 담은 관련 개정안을 발의함으로써 농업계에 큰 힘을 줬다.
정부가 조세감면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점도 농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세금 감면액을 정부 지출로 보고 있다. 2020년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15조7700억여원이지만, 여기에 농업분야 세금 감면액 3조9800억원을 더해 농업부문 총 지출을 19조7500억원이라고 여긴다.
농협 관계자는 “해마다 정부와 조세감면 연장 여부를 두고 힘겨운 싸움을 하려면 농업계의 단합된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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