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구리도매시장 강압적 산물류 전문마켓·소분가공센터 추진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0. 12. 8
리시가 2023년 노후화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현 부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시설재배치사업, 산물류 전문마켓과 소분가공센터 설립을 구리농수산물공사가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최근 공사와 유통인이 한마음으로 전문마켓 운영을 통한 혁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실상은 공사가 사업을 구상하고 도매시장법인에 강압적 투자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산물류 전문마켓 구축, 소분·가공포장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2개의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 농협구리공판장에 6억~7억 원을 투자하라고 공문으로 내린 것이다.
또한 도매법인과 공판장이 소비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시설물 재배치, 교통역량평가를 통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음에도 자금은 이들의 손에서 나왔다.
공사는 지난 7일까지 도매법인과 농협구리공판장의 참여를 묻는 공문을 보냈음에도 보도자료에는 지난달 30일 도매법인과 구리농수산물공사가 27억 원의 사업비를 공동투자한다고 명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도매법인 관계자는 “설립에 투자되는 금액과 매년 지출되는 시설사용료 등에 감가상각을 적용할 시 현 체계와 판로로는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며 “구리농수산물공사는 법인이 투자의사가 없으면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보도자료에서는 도매법인이 공동 투자하는 것으로 돼 있어 사실상 강압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과거 구리도매시장 재건축 시설현대화사업에 산물동 신축 부분이 포함돼 있었는데 재건축이 아닌 이전으로 추진되면서 이 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또한 구리농수산물공사에 산물동 신축과 관련된 문의를 했을 때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직접 나서 이 같은 계획을 수립하고 유통인들은 따라오라는 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관리주체가 시설재배치, 소분·가공포장센터 설립 후 도매법인, 중도매인들에게 시설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고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돈을 들여 현 부지에서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도매인들도 공사의 사업 추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 도매시장에서 소분·가공센터를 건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시설사용료가 매년 지출되기 때문에 설립된다고 해도 막대한 비용을 내면서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학계 전문가도 이 같은 공사의 입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계 관계자는 “대규모의 매매참가인 영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 최하위 수준의 중도매법인 최저거래금액에 대한 개선의지가 없었던 구리농수산물공사가 이 같은 사업 추진으로 어떻게 연 1200억 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구리도매시장의 이전을 속히 추진하겠다는 구리시의 입장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현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리농수산물공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구리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이전 부지에 공동물류센터가 설립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 부지에 소분·가공센터를 통해 중도매인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함”이라며 “그동안 청과시장활성화 T/F팀을 통해 도매법인과 중도매인과 논의를 거쳐 진행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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