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 여주 농장서도 확진 지역 불문…발생 간격 짧아져
농장간 전파 가능성 낮지만 연쇄감염 땐 가금산업 붕괴
농장 단위 방역 만전 기해야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0. 12. 9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진입하며 전국적 대유행으로 팽창하기 직전에 놓였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7일 경기 여주 산란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의사환축으로 신고된 지 하루 만이다.
이로써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것은 전북 정읍(11월28일), 경북 상주(12월2일), 전남 영암(12월5일) 등 모두 4건으로 늘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데다 발생 간격도 점점 짧아지고 있어 전국적인 대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가축질병 전문가에 따르면 AI 발병 경로는 크게 철새에 의한 전파와 농장간 수평 전파로 나뉜다. 이중 철새로 인한 전파는 야생조류 검출 동향만 보면 전국 어디에서 발병하더라도 의아하지 않은 상황이다.
AI 중수본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현재 야생조류 분변·사체에서 고병원성 15건(경기 6건, 전북 5건, 충남 2건, 제주·강원 각 1건), 저병원성 12건이 검출됐다. 22건은 검사 중이다. 검사건수는 전남 6건을 비롯해 충남·경남 각 4건, 경기·전북 각 3건, 경북·제주 각 1건이다. 철새가 중부권을 중심으로 서식하다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전남·경남 등 남부권의 강도 높은 방역조치가 요구된다.
방역당국은 농장간 수평 전파에 대해선 아직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1·3차 발생농장이 출하 전 해당 지방자치단체 방역기관이 실시하는 사전 검사 단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1·2·3차 농장 모두 반경 3㎞ 이내 사육 가금류를 예방적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전부 음성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장간 전파가 나타난다면 자칫 연쇄 감염에 따른 가금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농장 단위 차단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기존 발생농장 가운데 일부는 축사 뒤쪽에 생석회가 제대로 도포되지 않았고 인근 텃밭 농수로에선 야생조류 폐사체가 발견됐다. 축산차량 위성항법장치(GPS) 기록과 농장 출입기록부를 대조한 결과 일부 기록이 누락됐고, 종사자가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거나 소독하지 않은 채 축사에 드나든 점도 확인됐다.
AI 중수본은 농장을 대상으로 4단계 소독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7일엔 ‘전국 가금농장 전담관제’를 도입해 개별 농장에 바이러스가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현수 본부장은 “해외 AI 발생건수가 7일 기준 36개국 1000여건에 달하고 내년 1월까지 국내 철새 유입이 증가하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전국 가금농장은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기본적인 방역조치를 철저히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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