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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민 죽이는 수입 유통, 농협공판장도 한 몫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0-25 조회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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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49개 농협공판장서 수입농산물 연간 12만톤 유통

                    전체 수입과일의 10% 취급 … 국내 재배 채소류까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0. 10. 25


 대전원협공판장 수입양파 유통 사건으로 농민들이 격노하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농협공판장의 수입농산물 취급 행태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고질적 병폐로, 연간 10만톤 이상의 수입농산물이 꾸준히 농협공판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호 대전원협공판장 사례 취재 과정에서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에 ‘전국 농협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 현황’ 자료를 요청했지만, 농협중앙회는 이미 집계돼 있는 단순 현황자료임에도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국정감사 참고자료로 농협중앙회에 동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의원실을 통해 자료가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49개 농협공판장이 수입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직영이 11개, 지역농협이 38개다. 주로 경제지주 직영 공판장의 수입 취급실적이 높은데, 대전공판장 1만1,315톤, 가락공판장 1만962톤, 구리공판장 8,574톤, 반여공판장 8,381톤, 북대구공판장 4,798톤, 광주공판장 4,614톤 등이다.

 지역농협 공판장 물량도 적지 않다. 인천원협이 9,410톤으로 독보적이며 충북원협이 5,709톤, 광주원협이 5,095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대전원협이 5,007톤이다. 공판장마다 적게는 수십 수백톤에서 많게는 1만톤대까지, 전국 합계 12만1,034톤의 수입농산물이 지난해 농협공판장에서 유통됐다. 최근 5년 동안 10만톤대 초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올해 9월까지의 실적은 9만8,811톤이다.

 농협공판장의 수입 취급실적은 단연 과일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바나나가 4만8,009톤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오렌지(1만5,881톤), 포도(7,779톤), 파인애플(6,559톤), 키위(3,054톤)가 과일분야 5대 취급품목이다. 바나나·오렌지·포도는 품목별 전체 수입량의 무려 10%를 훌쩍 상회하며 다른 품목들도 10%에 육박하는 양이다.

 수입과일만 해도 사과·배·감귤 등 국산 과일과 간접적인 경쟁관계에 있지만, 더 심각한 건 국산과 직접 경쟁하게 되는 수입채소류다. 지난해 농협공판장의 수입당근 취급량은 1만445톤인데 이는 국내 당근 생산량의 12.3%에 달하는 양이다. 그 뒤를 호박(5,382톤), 표고버섯(934톤), 브로콜리(902톤), 마늘(767톤), 고사리(682톤), 양파(547톤)가 잇고 있다. 당근 외엔 국내 생산량대비 취급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긴 하나, 물량이 아닌 취급 사실 자체가 논란거리다.

 수입농산물 유통은 공영도매시장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생산자·소비자를 위한 도매시장에서 수입농산물이 유통되는 그림이 썩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농민의 조직인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유통한다는 건 그 주인인 농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는 사안이다.

 지난해 전국 49개 농협공판장의 수입농산물 거래액은 2,464억원. 공판장마다 수수료 차이가 있지만, 수입농산물로 대략 150억원 안팎의 수수료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농민들은 대전원협공판장 건을 계기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강도 높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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