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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가락시장 공정경매 논란, 경매사 공영제로 번져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9-07 조회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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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응찰’ 실행 저조한 가운데  출하자들, 경매사 공영제 요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0. 09. 06


 가락시장 ‘익명응찰’ 시행 논란이 경매사 공영제 이슈로까지 번졌다. 농민들은 익명응찰 시행을 거부하는 경매사들을 비판하며 각 도매법인 소속 직원인 경매사들을 공공관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는 최근 경매사가 응찰자 고유번호를 확인할 수 없도록 각 도매법인에 시스템 개선을 주문했다. 현행 시스템 하에선 중도매인이 가격을 제시하면 경매사가 해당 중도매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데, 이 경우 낙찰자 결정에 경매사의 주관이 들어가고 경매사-중도매인 간 담합이 이뤄질 소지가 있다.

 공사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주요 13개 품목 거래건수 22만9,549건 중 단독응찰(가격을 제시한 중도매인이 1명)이 4,100건(1.8%), 경매 개시 후 3초 이내 낙찰이 7만6,405건(33.3%), 1초 이내 낙찰이 8,203건(3.6%)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응찰을 기다리지 않고 경매사가 주관적으로 낙찰자를 결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매사들은 자신들의 주관적 결정으로 원활하고 효율적인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공사의 이번 조치에 집단 반발했다. 공사가 이달 1일부터 익명응찰 시행을 명령했지만, 도매법인과 경매사들이 비협조적 혹은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아직까지 명령을 이행하고 있는 법인은 한 군데도 없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이 출하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가락시장농산물품목별생산자협의회(회장 곽길성, 협의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발표해 ‘1초 경매’ 등 그동안의 불공정했던 경매방식과, 그 개선을 거부하는 경매사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협의회는 “경매사의 노트북에 응찰자가 표시된다면 경매사가 특정 응찰자에게 낙찰을 해주는 ‘지명 입찰’이 가능한 게 아닌가”라며 경매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경매는 물건의 최고가를 받기 위한 것인데, 경매사들의 항변대로 중도매인의 매입성향·구매능력·미수금상태를 고려해 경락을 결정한다면 이는 출하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수취가를 포기하고 중도매인들에 대한 도매법인의 대금 회수 안전성을 우선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특히 경매사들이 공정한 경매보다 소속회사인 도매법인의 이익을 중시하고 있다며, “경매사가 특정 법인에 소속되고 특정 품목 업무에 치우치면 경매 부정에 쉽게 노출된다. 농식품부는 경매사 공영제 도입으로 확실한 신분보장과 소신 있는 가격평가, 경락 결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향후 다양한 논의테이블에서 경매사 공영제를 화두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매시장 개혁 방안의 하나로 산발적 논의만 이뤄졌던 경매사 공영제가 이번 익명응찰 논란을 계기로 본격 이슈화된 것이다.

 한편 공사는 익명응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도매법인들에 시정지시를 내려 이행을 촉구할 방침이다. 시정지시에도 불응할 경우 경고에 이어 업무정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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