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지금의 확산세를 잡으려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현재 2단계로 유지할 것인지, 3단계로 격상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3단계는 2주 평균 일일 확진자수가 100명을 넘어서고, 일일 확진자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일주일 내 2회 이상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방역당국이 결정하게 된다.
아직 3단계에 해당하는 지표를 완전히 충족하지는 않았지만 연일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간(10~23일) 지역발생 확진자는 모두 2625명으로, 하루 평균 187.5명이다. 더블링 조건도 어느 정도 충족해가고 있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13일 47명에서 14일 85명으로 1.8배 늘었고, 15일에도 155명이 발생해 또다시 전날보다 1.8배 증가했다. 여기에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1~23일 사흘간 3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23일에는 397명으로 400명에 육박했다. 최근 열흘간 누적 확진자만 2629명에 달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번지던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 흐름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23일 신규 확진자 397명 가운데 100명은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올 5월초 이후 비수도권 확진자가 100명선에 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중환자가 덩달아 속출하는 것도 의료체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위증·중증 환자는 18일 이후 일별로 ‘9명→12명→12명→18명→25명→30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깜깜이 환자 비율은 7월초부터 8월초까지는 한자릿수에 머물렀으나 22일에는 20.2%로 껑충 뛰었다. 집단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9~22일 새로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는 30건으로, 직전 2주(7월26일~8월8일)의 9건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커피전문점·극단 등 다양한 곳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그간 신중한 기조를 고수해온 정부도 3단계 격상 필요성에 공감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라며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만큼 앞으로 일주일이 감염 확산세를 잡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판단 아래 상황을 지켜보면서 3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단계로의 격상은 필수적인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일상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며 “국민 경제활동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과 고통스러운 결과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3단계로 가게 되면 사회·경제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른다. 일단 10명 이상 모이는 모든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필수적인 공공·기업 활동만 허용된다. 모든 공공시설은 운영을 멈추고, 영화관·카페·결혼식장 등 중위험시설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음식점이나 필수 산업시설, 거주시설 등만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다. 학교와 유치원은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휴교에 들어가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된다.
정부는 3단계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세부 지침도 준비 중이다. 정부는 “3단계에 따른 세부적인 조치가 상당히 다양한데 차근차근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주까지 상황을 좀더 지켜보면서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3단계 상향을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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