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과 8410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제출한 금액이다. 격차가 상당해 합의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에 관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앞선 1~3차 전원회의에서는 월 환산액 병기 여부,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 등에 대한 안건만 처리했다.
이 자리에서 근로자 측은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8590원보다 16.4% 인상된 1만원을 제시했다. 저임금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어느 정도의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줄어든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사용자 측은 올해보다 2.1% 삭감한 8410원을 내놓으면서 ‘속도 조절론’을 펼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역성장이 가시화됐고,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 및 고용 상황이 악화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심의에서도 사용자 측은 최초 요구안으로 4.2% 삭감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해야 하는 법정 의결시한(6월29일)은 이미 지났다. 최저임금 고시 법정 시한이 8월5일인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최저임금이 정해져야 한다. 이날도 최저임금위는 양측이 제시한 최초 요구안을 두고 팽팽한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5차 전원회의는 7일 열린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양측에 요구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근로자 측과 사용자 측이 낸 최초 요구안의 격차를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9000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폭이 가장 낮았던 지난해(2.9%) 수준으로만 올라도 내년도 최저임금은 8839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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