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주스인 ‘ABC 주스’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농산물인 사과·비트·당근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ABC 주스는 사과(Apple)·비트(Beet)·당근(Carrot)을 별다른 가공 없이 갈아서 만든 것으로, 내장지방 감소와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가 언론에 소개돼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ABC 주스를 직접 만들어 먹는 소비자가 늘면서 사과와 당근뿐 아니라 주부들에게 익숙지 않은 식재료인 비트 매출이 주요 대형마트마다 대폭 증가했다.
이마트에선 5월 비트 매출이 전년 대비 318.5% 급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5일까지 매출이 224.1% 늘었다. 사과와 당근도 매출이 10% 안팎씩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비트가 포함된 양채류 매출이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페에서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이들 농산물 판매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민영씨(43)는 “제조법이 비교적 간단한 데다 20~30대 젊은 여성고객 가운데 판매 여부를 묻는 경우가 많아 5월부터 메뉴에 올렸다”며 “커피 말고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료를 찾는 분위기와 맞물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에서 만든 ABC 주스 완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 온라인몰 관계자는 “4월부터 완제품 판매를 시작한 후 매출액이 달마다 전월 대비 30~40%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ABC 주스의 이러한 인기는 재료로 쓰이는 농산물이 도매시장에서 강세 기조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트의 강세장이 두드러진다. 다른 양채류는 외식업계 침체와 학교급식의 더딘 정상화로 약세 기조인 상황에서 비트의 시세만 껑충 뛰어서다. 최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비트는 10㎏ 상품 한상자당 1만5000원선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높다.
비트 재배농민 이종석씨(50·충남 당진)는 “전반적인 생산량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데 ABC 주스 덕분에 시세가 올라 반가울 뿐”이라며 “건강에 좋은 국산 농산물의 가치가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농업인신문] 가락시장, 균형 잡힌 개설자 역할 필요 
[농민신문] 국산 제철과일, 코로나 승자되나…수입 감소 ‘반사이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