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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경쟁체제 확립으로 출하자 권리 찾아올 것”
전업농신문 이태호 기자 2020. 06. 17.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농산물 유통체계 또한 선진화되며 복잡해지고 있다.
생산자가 생산한 농산물은 생산 이후 산지시장(APC유통센터)과 도매시장, 소매시장 등 각종 농산물유통(APC, agricultural products circulation)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단순한 농산물의 유통뿐만이 아닌 도매시장과 산지에서의 농산물 생산과 유통, 출하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담당하는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최병선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농업 유통과 관련한 그의 생각을 들어본다.
회원 권익 보호·안정적 사업환경 조성 앞장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 품목 대표조직 육성
Q. 지난달 22일 대의원총회에서 14대 연합회장으로 당선되셨는데, 소감과 각오 한 말씀 하신다면?
원래 우리 유통법인연합회의 창립자로서 연합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고 그만큼 연합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해 회원들의 부름을 받아 비대위원장을 맡아 매일 밤 경매장에 나가서 보니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이 유통비용도 안 나오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을 보고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비대위에서 일하는 동안 지금의 회원들이 겪는 어려움과 도매시장의 문제점들을 보면서 연합회의 창립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출마를 결심했다.
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그분들이 겪고 있는 고충들과 연합회에 대한 다양하고 많은 의견과 생각들을 경청했다.
앞으로 창립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사명감을 가지고서 일해 나갈 생각이다.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는데 가장 큰 초점을 두고서 일해 나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회원들이 본인을 대신해 일해달라고 회장으로 선출해 준 이유라고 생각한다.
Q.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의 올해 기본 사업 방향과 앞으로의 중점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우리 연합회가 당면한 가장 큰 사안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먼저, 임기 동안 해야 할 일은 전국에 있는 우리 연합회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연합회를 떠나 있는 동안 회원들 간 불신과 갈등이 심화 되어있는 조직을 통합하고 화합하는 연합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회원들이 취급하는 농산물이 저평가받지 않도록 대외적으로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품목별 대표조직을 육성해 나아갈 것이다.
현재 우리 연합회에는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이라는 훌륭한 사업조직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 연합회 회원들이 주축이 돼 창립한 조합이다.
앞으로 우리 연합회의 통합을 끌어내고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이 조합이 품목 대표 조직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또, 조합원 유치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조합의 사업을 돕고, 조합도 연합회의 정책이나 회원 권익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통해 상호협력하는 상생의 관계를 조성해 나아갈 것이다.
Q. 현재 도매시장의 농산물 유통시스템이나 유통인, 유통과정, 정부의 유통시스템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 도매시장의 주객전도 현상과 독점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가락시장의 도매법인들의 대주주는 모두 대기업이다.
왜 그렇겠는가?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이 있기 때문에 수백억을 투자한다. 공영 도매시장 본래의 목적은 사라진 지 오래고 기업의 이윤추구 이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도매시장의 핵심 주체인 출하자의 생산원가 보장이나 산지 유통환경 개선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도매법인들이 취하는 이익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바로 출하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 유통법인연합회는 도매법인들의 과도한 수익이 회원들에게 다시 환원될 수 있도록 상장 수수료는 인하하고, 출하 장려금은 인상시키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동안 도매법인들의 일부 품목 등의 독점체제로 인한 폐해를 지켜 보아왔다. 도매법인들의 담합이나 독점체제들을 경쟁체제로 조성하여 출하자들의 권리를 되찾고 유통환경을 개선할 것이다.
시장 직접 개입 반대나 계약재배 축소 등 정부의 수급조절정책의 문제점도 많다. 반드시 잃어버린 도매시장의 주권을 다시 찾아갈 것이다. 지켜봐 달라.
Q. 그렇다면 이를 위한 해결방안과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거래제도 다양화 모색과 정가 수의거래 개선 등 도매시장의 경쟁체제 확립이 우선이다.
아울러, 도매시장의 개설자와 도매법인의 평가 시스템을 개선해 도매시장의 핵심 주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평가제도 마련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규모화, 조직화를 위한 도매시장 중도매인 충원과 경쟁력 강화가 이뤄져야 하고, 출하 예약제 등으로 도매시장 반입량 조절로 농산물 원가 보장과 가격안정을 이뤄내야 한다.
정부도 도매시장의 수입농산물 저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도매시장 수탁 거부조항 삭제 등 필요하면 농안법 개선도 추진돼야 한다. 타 출하자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한 교섭력 강화도 필요하다.
농산물 소비량 맞춘 계획생산체제 구축해야
중도매인 규모·조직화 등 환골탈태 노력 필요
Q. 농업 유통발전을 위한 중앙연합회의 조직과 역할은 어떤 것이 있나?
과거 사회와 정부의 부정적 편견 같은 산지 유통인에 대한 역할을 제고할 것이다. 선진국의 팩커의 역활에 주목해야 하고, 산지유통인은 정부를 대신해 농민의 리스크를 포전거래를 통해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회는 농산물 유통개선의 선구자 역할을 해 왔다. 엽근채류인 무, 배추, 양배추 등 품목의 대표적 조직을 운영해 왔는데 이는 도매시장의 70%에 해당한다.
또, 하역기계화가 어려운 엽근채류의 규격 출하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고, 지난 2014년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도 설립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한 연합회 모태의 사업조직으로 농식품부의 적극 독려로 엽근채류의 대표조직으로 성장했다.
연간 1000억 이상의 규모로 성장하고 향후, 연합회와 협력해 단일 조합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조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의무자조금 단체로 성장해 정부와 농협에서도 하지 못한 엽근채류 수급조절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Q. 매번 반복되는 일부 품목의 농산물 가격폭락에 정부의 수급조절 해결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과 해결점은?
생산적 측면이 아닌 소비적 측면의 더욱 정밀한 관측이 필요하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한 생산안정 즉, 기상 여건이나 날씨 등에 의한 농산물 가격폭등을 막기 위해 과도한 생산의 틀을 기반으로 농산물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지향해 왔다.
오래전 유럽 의 선진국이 이미 실패를 경험한 시장개입을 통한 가격안정 정책을 많은 세금을 들여 고집해 왔다.
그리고, 과학적 농업관측을 통해 생산면적과 생산량을 예측해 생산 중심의 수급조절을 통하여 안정적 공급정책을 펴왔다.
정부가 시장 직접 개입이 실패하자 이제는 우리 농업 현실에 맞지 않는 생산자의 조직화 규모화를 유도해 수급조절 문제를 민간단체로 사실상 떠넘기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노지채소는 농협을 통한 계약 재배를 확대하면서 소비는 위축되고 있는데 더욱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정부가 나서서 폐기하고 수매하고 하늘이 도와서 이제 가격이 좀 좋게 나오려고 하면 다시 정부에서 수매한 물량을 도매시장에 풀어버리고 수입업자들이 수입농산물을 풀어버린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농업인들은 이제 생산원가라도 건지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이제는 소비량에 따른 계획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밀한 소비량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계획생산 체제를 갖추어야 이 끝없는 악순환의 매듭이 풀릴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통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도매시장의 경쟁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우리 농업의 생산기반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Q.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의 발전과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정부와 유통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시장에서의 가격결정은 공급과 수요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원리이지만, 현재 농산물 유통의 표준 도매가격으로 인정하고 있는 중앙도매시장에서의 경매제도는 언뜻 보면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제도로 별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면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는 공급과 소비의 균형을 잡아 주는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해 기준가격의 진폭이 상당히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공급 측면에 초점을 맞춘 유통시장 직접 개입의 비정상적인 수급조절정책을 통해 생산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비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공영도매시장의 발전과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을 위해서는 첫째, 도매시장의 반입물량 대비 농산물의 품질관리 인력(경매사 등)이 너무 부족하고, 둘째로, 도매법인들의 도매시장에 관한 철학과 농업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 보니 출하자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와 역활이 매우 미흡하다.
셋째로, 중도매인의 조직화, 규모화가 시급하다. 도매법인, 중도매인의 마케팅이나 영업능력, 가격경쟁력 등이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소비지 유통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도매시장의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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