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농산물 가격안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통구조를 혁신해 농가소득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얼마나 이행했을까.
2016년부터 본사업으로 시행 중인 채소가격안정제는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약물량 일부를 수급조절에 활용하는 대신 농가에 최소한의 출하가격을 보장해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농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2016년 4만t이던 사업물량이 지난해엔 54만t으로 늘었다. 올해는 대상품목이 7개로 지난해보다 1개 더 늘었고, 대상물량도 평년 생산량의 12%에서 15%로 확대됐다.
정부는 유통비용을 줄여 농가에 적정한 소득을 보장하고자 직거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로컬푸드 소비 확대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부 지원을 통해 2017년 188곳이었던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말 469곳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로컬푸드직매장의 매출액도 3565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공공시설을 통해 로컬푸드 소비를 늘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광주·전남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 로컬푸드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엔 전북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도 mou를 맺었다.
숙제도 적지 않다. 채소가격안정제는 대상품목 확대 속도가 너무 느린 점과 사업 참여물량이 늘어날수록 농가와 산지농협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유 통구조는 점진적으로 개선하기보다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농산물 유통정책의 초점은 오프라인에 맞춰져 있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언택트(untact·비대면)’ 경제가 이런 변화를 더욱 채찍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지와 소비지에서 동시다발적인 유통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 주문 수요에 맞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가 선별·포장뿐 아니라 소포장·단순가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매시장은 농산물이 잠깐 머무는 곳이 아니라 ‘소비지 물류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며 “산지에서 수많은 온라인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직접 보내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도매시장이 콜드체인(냉장유통시스템)을 구축해 농산물을 보관하고 있다가 여러 소비자에게 분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시범적으로 이뤄지는 도매시장의 온라인 경매가 확대돼야 한다”며 “또 정부는 다품종 소규모 주문에 산지가 대응할 수 있도록 순발력 있는 품종별 전문 생산자조직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마늘 생산량, 평년보다 14%가량 늘어날 듯 
[농민신문] 신청부터 사용까지 총정리…긴급재난지원금 문답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