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꽃이 피면 100% 자연수정을 해요. 인공수정 안하고요. 그래서 이렇게 꽃이 피면 벌들이 엄청 날아듭니다.”
14일 청하농원을 운영하는 이은주씨(45·전북 김제)는 배꽃이 가득 핀 과수원 현장을 배경으로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꽃 사이로 날아다니는 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으면서 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씨는 “시청자들의 댓글을 보고 실시간으로 응답하며 소통한다”면서 “과수원과 농작업 상황을 라이브방송으로 보여주며 과일을 팔다보니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단골도 여럿 생겼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라이브방송에 나서는 농민이 늘어나고 있다. 사과·포도 등 과일류부터 두릅 같은 제철 채소, 농가공식품 등 판매상품도 다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종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방식인 ‘라이브커머스’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어서다.
라이브커머스는 모바일을 통해 라이브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소비자들이 방송을 시청하며 채팅창에 댓글을 남기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최근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도 늘고 있다.
실시간 동영상 판매 플랫폼인 ‘그립’이 대표적이다. 그립의 ‘산지체험’ 카테고리는 농민들이 산지나 농장에서 직접 찍는 라이브방송으로 운영된다. 농장 내부를 촬영하며 표고버섯의 작황 상태를 소개하고 대추방울토마토 수확 현장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면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식이다.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직접 영상으로 생산 현장을 확인하니 신뢰도가 높아지고 농민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까지 있어서다.
판매자의 비용 부담도 적다. 별다른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영상을 재편집해 sns나 유튜브에 올릴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김현기 v커머스연구소 대표는 “라이브방송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면 소비자가 영상을 통해 직접 보고, 궁금한 것도 물어본 뒤에 구매할 수 있어 진정한 의미의 직거래”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농민이 라이브방송을 새로운 판로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민을 대상으로 라이브방송 교육을 진행하는 농업기술센터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 영상과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라이브방송이 하나의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