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양파 재배면적 조사 최종치가 농업관측 기관 실측조사와 이전 통계청 조사치보다 면적이 3000ha나 급감해 정책 당국과 양파업계가 혼선을 빚고 있다. 조생 양파가 본격 출하되는 시점에 나온 발표라 양파 수급 대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할 수 없을뿐더러,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곳이 많고 수입업체가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수확철을 맞는 양파업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일 ‘2020년 양파 재배면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양파 재배면적은 1만4673h로 지난해 2만1777ha보다 32.6% 급감했다. 이 중 조생종은 30.5%, 중만생종은 32.9% 각각 줄어들었다. 2010년 이후 면적이 가장 작았던 2015년 1만8015ha보다도 급감한 2004년 이후 역대급 최저 양파 면적이다.
이날 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양파 정책 부처와 관련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조생 양파는 3월부터 출하되기에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 이전에 이미 양파 수급 대책이 추진되고 있었고 이 대책의 중심에 있던 재배면적 조사치와 이번 통계청 최종 결과치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달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한 양파 실측조사 결과 올해산 양파 추정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8% 줄어든 1만7930ha이었다.
특히 통계청의 이번 조사 결과가 지난해 연말 양파 예상 재배면적(1만6209~1만8318ha)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조생종이 본격 출하된 이후인 4월 말 발표되는 양파 재배면적 조사는 선제적 수급 대책을 세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 속에 통계청은 이번에 처음으로 양파 예상 재배면적 조사를 했지만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하게’ 됐다. 연말에도 이미 양파 정식이 끝난 상황이기에 재배 의향과는 달리 관련 업계에선 통계청 예상 재배면적을 대부분 받아들였고, 농정 당국에서도 이에 맞춰 수급 대책을 세웠기에 충격이 더 크게 다가왔다.
지난해보다 면적이 32.6%나 급감했는지에 대한 물음표도 붙는다. 현재 조생 물량의 시장 반입량이나 시세가 예년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원태 농업관측본부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올해부턴 실측 조사를 통해 재배면적 정밀도를 높였다. 현장에서도 면적이 줄어들었지만 급감했다고는 보지 않고 있었다”며 “만일 올해 1만4673ha라면 2년 전 2만6425ha보다 절반 가까이 면적이 줄었다는 것으로 2년 만에 그렇게 면적이 줄면 가격 폭등이 올 수 있는 상황인데 현실이 그런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은 이번 양파 재배면적 통계와 관련해선 정확성을 기했다고 보면서도 지난 연말 통계의 부정확성은 인정하며 올해부턴 이에 대한 정확도를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신광현 통계청 사무관은 “연말에 낸 예상 재배면적의 경우 면적이 연속으로 감소하고 통계 모형 범위 안에 들어가지 않는 등 예측에 불확실한 면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외부 전문가한테 의견을 받는 등 연말 조사치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며 “다만 이번 조사는 3% 내외의 오차 범위 내에서 정확도를 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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