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산업 주체인 농민들이 열망하고 있습니다. 관련 단체들은 부디 조직 논리가 아니라 대승적인 시각에서 판단해주시길 호소합니다.”
10일 마스크 너머 들려온 목소리는 짐짓 비장했다.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의 음성이다. 이 과장은 이날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도 전체 재배면적의 50% 이상에서 의무자조금 가입을 신청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과장은 “지난해와 같은 값 폭락 사태가 더는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농민들의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력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농협 등 주산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벌인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주산지농협과 농민·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두 품목에 대한 의무자조금 설립을 합의한 후 10월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설치 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이후 11월 주산지 지자체 담당자 설명회를 가졌고, 12월까지 전국 34개 시·군 순회 설명회를 진행했다. 올들어서도 1월7~9일 6개 도 지자체·지역농협 담당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순회교육을 열었고, 1월13일엔 주산지농협 조합장 50여명에게 설명회도 개최했다.
이 과장은 “올해산 양파는 상황이 그나마 괜찮지만, 마늘은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 호조에 따라 수급불안이 우려된다”면서 “의무자조금의 필요성이 절실한 때인 만큼 산지의 호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조금 출범 요건이 갖춰짐에 따라 대의원회 구성 등 후속 절차에 신속히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앞으로 정부는 의무자조금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들에 대해선 계약재배·시장격리 등 정부 정책사업 참여를 제한할 방침”이라면서 “한국마늘산업연합회와 한국양파산업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은 조직을 전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양파·마늘 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농민·농협·유통인이 힘을 합쳐 대의원을 조속히 선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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