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운송비 등 증가로 출하자 피해 예상, 연기해야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0 03. 13.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진행과정에서 차상거래 품목의 하차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배추 하차거래 추진시점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가락시장 유통인, 서울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다음달부터 월동배추 하차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배추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하차거래를 진행할 경우 포장, 운송비 등이 증가해 출하자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부터 하우스 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 월동배추 가격은 저절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광형 한유련 사무총장은 “가락시장 내 물류 개선과 출하비용 절감, 고품질의 농산물 출하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지금까지 하차거래를 추진한 품목들을 살펴보면 비용이 전혀 절감되지 않았다”며 “중도매인들이 요구하는 포장재는 골판지 상자인데 작업시 원물대비 포장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그 요구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배추가격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 하차거래를 추진한다면 출하자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며 “산지 직판 시설을 갖추지 못한 출하자들은 파렛트를 관리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설현대화사업 완료 시점에 배추 하차거래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도매인들은 배추 겉면을 벗겨내야 하는 재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잿망을 추가적으로 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출하되는 망이 아닌 골판지 상자 출하를 원하고 있다.
중도매인들이 파렛트당 2망 정도의 ‘재’(일종의 덤)가 필요하다고 밝혀 배추 하차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공사는 물류개선을 위해 2014년 열무, 얼갈이 등의 산물 짝짐을 시작으로 수박, 무, 대파, 양파, 양배추 등의 하차거래를 추진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배추 하차거래를 지난해 진행하려고 했으나 배추 가격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추진시기를 유예했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정기총회를 통해 한유련의 집행부가 꾸려진 이후 논의를 거쳐 본격시행시기를 정할 계획”이라며 “일단 다음달부터 월동배추의 하차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락시장 유통인 관계자는 “하차거래 추진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지만 충분히 준비된 상황에서 진행돼야 출하자, 유통인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지금 당장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생기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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