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이후부터 태풍으로 인해 재파종된 제주 농산물의 출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 양배추, 당근 등을 재배하는 제주 출하자들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을 찾아 국산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취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출하자들은 지난달 31일 대아청과를 제외한 도매시장법인들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가뜩이나 태풍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수입농산물이 물밀 듯이 반입돼 농가 수취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차기 농산물 생산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수입 양배추의 경우 가락시장을 통한 유통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도매인들과 협의해 되도록 취급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가락시장 점유율이 50% 가량 되는 수입 당근 역시 취급량이 늘어날 경우 국산 당근이 설자리를 잃게 된다며 국산 당근 판매에 집중해줄 것을 요청했다.
출하자들은 수입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도매인에 대해서는 제주 농산물 낙찰 시 불낙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수입농산물 유통이 계속 이뤄질 경우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협의를 통해 가락시장에 제주 농산물을 출하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이에 도매법인들은 수탁거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위반 사항이기 때문에 수입 농산물의 유통을 막을 수 없다며 경매 시 국산 농산물이 우선 판매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근의 경우 수입과 국산 당근의 가격 형성 과정이 다른데 낙찰과정에서 국산 당근의 경락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도록 경매사들이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출하자들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들과도 만나 수입농산물 취급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도매법인, 중도매인들과 함께 제주 농산물 소비가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에 서울시공사 관계자들은 “수탁거부는 농안법상 위법이기 때문에 시장 내 수입농산물 유통을 막을 수 없지만 잔류농약 검사 등을 강화해 문제가 있는 농산물이 취급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제주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