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a당 생산량 7t 예상 지난해보다 15%나 줄 듯
성산지역 결주율 40% 달해 갈라짐·병해충 피해도 커
심각한 한파·폭설 닥치면 3월 물량도 생육 장담 못해 멀칭 등 농가 노력도 변수
제주 겨울무 생육상황이 매우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종기에 3차례나 불어닥친 가을태풍의 후폭풍이 작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지역은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6개월간 국내 유일의 무 공급산지다.
농협경제지주는 21~23일 산지농협 7곳과 함께 제주도 전역의 겨울무 재배면적과 생육상황을 전수조사했다. 25일 현재 최종 집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태풍에 따른 2차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재배면적은 8월초 재배의향면적(4901㏊)과 견줘 5~10% 증가했다. 무는 주요 겨울채소 가운데 파종 가능시기가 가장 길다. 그러다보니 태풍피해를 본 구좌·성산지역의 당근·감자밭이 어쩔 수 없이 대부분 무밭으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근은 60%, 감자는 50% 정도가 태풍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작황은 크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생산단수는 10a(300평)당 7t으로 지난해 8.2t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결주율이 성산지역 40%, 애월지역 20%, 대정지역 5% 등 제주도 전체적으로 평균 30%에 달했다.
생육상태가 전반적으로 나쁘지만 시기별로는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늦었던 태풍 ‘미탁’ 이후인 10월 중순에도 파종한 밭이 있고, 일부 중산간지역에선 한 밭에서 4번까지 파종하기도 해서다. 12월~내년 1월 출하물량은 평년을 크게 밑돌지만 3월 이후엔 반대로 대폭 웃돌 수 있는 셈이다. 이 시기 홍수출하로 인한 값 급락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역적으론 애월·함덕지역은 초기물량이, 성산·구좌·고산·대정지역은 후기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최종 작황은 앞으로의 날씨에 달려 있다. 2017년 12월~2018년 1월과 같은 심각한 한파·폭설이 닥친다면 3월 출하물량도 정상 생육을 장담할 수 없다. 멀칭 처리 등 농민들의 생육촉진 노력도 변수다. 올해는 멀칭한 밭들이 평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게 조사 담당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농협경제지주 원예사업부 관계자는 “태풍피해를 적게 본 밭들도 가까이서 무를 들춰보면 열 중 두셋꼴로 갈라짐현상이 심했고 병해충피해도 봤다”면서 “겨울무 수급불안에 대비해 현지 작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