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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저가경쟁은 이제 그만···기본 지킨 진짜 김치로 승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7-10 조회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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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지켜야 국내 김치업계가 살아납니다. 값싸게 빨리 만든 김치가 아닌 진짜 먹을 만한 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화두로 던지며 2011년 광주광역시에서 조그마한 반찬가게로 시작해 1년 만에 김치 제조공장을 짓고 고급화를 내세우며 최근엔 수출 시장까지 개척하고 있는 김치업체가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 13억원에 660m²건물에서 총 17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뜨레찬이 그곳이다. 뜨레찬은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으로 올 하반기엔 미국 시장 진출까지 앞두고 있고, 내년엔 신공장도 완공될 계획에 있다. 뜨레찬을 이끌고 있는 공동 대표인 윤경미·김광호 부부를 만났다.


수입 늘고 대기업 진출 확대
소규모업체는 도태 직면

원부재료부터 100% 국산 고집 
매출 40% 무·배추 구입에 투입
천일염 사용·멸치젓 직접 담아 
품질 고급화·차별화로 공략
한미정상회담 만찬 식탁 올라

‘맛있는 김치’로 교민 입맛 잡아
올 하반기 미국 진출도 본격화

저가의 중국산 김치는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과당경쟁까지 이어지며 현재 국내 김치시장은 저가의 김치가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윤경미·김광호 대표는 저가의 경쟁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기후 온난화로 인한 원·부재료의 수급 불안정 등으로 국내 김치 제조원가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다양화·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가기 위해선 기존의 과당경쟁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광호 대표는 “수입 김치는 늘어나고, 여기에 국내 대기업이 김치업계로 진출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소규모 김치 제조업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며 “향후 가격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소규모의 김치제조업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업체인 뜨레찬은 저가 김치가 난무하는 시대에 원부재료에서부터 소스까지 모든 재료를 국내산 농수산물로 활용하는 등 품질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했다.

뜨레찬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도초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직접 담근 멸치 젓갈을 숙성시켜 배추절임을 하고, 직접 만든 누룩을 첨가해 염도를 낮추는 등 김치에 일절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는 방식으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윤경미 대표는 “천일염과 젓갈 숙성에 2년, 김치를 담근 후 2년 이렇게 총 4년을 기다려야 김치를 맛볼 수 있다”며 “전통발효방식을 고수한 진짜 국산 김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고 이런 소비자들이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같이 작은 업체의 경쟁력은 고급화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눈앞의 이윤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산 김치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며 “실제 지난해 기준 매출의 40%를 무와 배추 등 국내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데 썼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뜨레찬의 승부가 통하며 판로를 개척, 호텔시장까지 판로를 넓혔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뜨래찬 김치가 만찬에 올라가는 기쁨도 누렸다. 윤경미 대표는 “2017년부터 롯데호텔로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 이게 계기가 돼 이번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맛본 김치도 우리 김치였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치 수출 시장도 내수 시장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중소업체의 김치 수출이 쉽지 않다. 해외시장에서 이미 한국산은 물론 중국산, 일본산 김치에다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로 현지 생산 공장에서 만든 김치까지 경쟁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뜨레찬은 해외 시장에서도 천편일률적인 김치보다는 고급화된 김치가 더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다.

최근 수출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도 이뤘다. 뜨레찬은 지난 5년간의 해외 시장조사와 제품 포장지 개발, 세계김치연구소와의 공동 연구·개발을 마치고 미국 유통업체인 울타리 usa와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본격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3000달러 규모의 수출을 시작하게 됐다. 울타리 usa는 미국 내 온라인 매장 12개소, 오프라인 매장 3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국내 우수 농식품을 수입해 미국 내에 판매하는 유통업체다.

김광호 대표는 “직접 해외 교민들이 자주 가는 현지마트에서 시장조사를 했는데, 해외 교민들이 마트에서 사먹는 김치가 맛이 없어 한국에서 담근 김치를 택배로 받거나, 직접 재료를 사서 집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에 해외에서도 고품질 김치를 원하는 수요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해외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김치 수출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표는 국내 김치업계의 발전을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광호 대표는 “해외 어딜 가도 반찬 하나하나 전부 요리라고 생각하며 당연하게 가져다 먹지 않는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김치에 대해 마음대로 가져다 먹는 음식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끝으로 이들 대표는 “김치 수출에 대한 지원이 단순한 수치나 규모가 기준이 돼 평가된다면 국내 김치업체의 어려움이 해소되기가 어렵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김치 소비 진작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김치에 대한 성분학적, 영양학적 연구를 통해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정부와 지자체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주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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