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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제주농가, 양배추 첫 자체 폐기‘눈물겨운 자구책’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1-25	조회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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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농협 apc 모여 결의
작황 호조·육지부 생산 증가 21일 8㎏들이 한망 도매값 1년 전보다 36%가량 하락
2018년산 재배면적 10% 165㏊ 이상 자체 폐기키로
“행정기관·농협 의존 않는 자체 해결의지 남달라…산지유통인 동참도 절실”

겨울철 양배추 최대 주산지인 제주지역이 양배추 재배면적 증가, 과잉생산, 소비부진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이 가격회복을 위해 다 자란 양배추를 스스로 갈아엎겠다고 결의하고 나서 눈길을 모은다.

제주에서 양배추 재배농민들이 출하 전 자체 폐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풍년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한 농민들의 눈물겨운 자구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도 내 양배추 취급 지역농협 7곳으로 구성된 양채류제주협의회(회장 강경남·애월농협 조합장)와 제주양배추출하조절위원회(회장 김학종)는 21일 애월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양배추 10% 이상 자율감축 결의대회’를 열었다.

행사엔 양배추 주산지인 제주 애월읍·한림읍, 서귀포 대정읍 등 제주 서부지역의 양배추 생산농가 500여명이 참석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 현학렬 농협경제지주 제주지역본부 부본부장, 부남기 nh농협 제주시지부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농민들은 양배추 가격안정을 위해 2018년산 재배면적의 10%인 165㏊(약 9000t 물량) 이상을 자체 폐기하기로 결의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배추 도매가격은 21일 8㎏들이 한망당 5400원으로 한달 전(6360원)보다는 15%, 1년 전(8400원)보다는 36%나 떨어졌다.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 생육기간 내내 양호한 기상으로 작황이 좋아 예상 생산량(11만4658t)이 지난해(9만3544t) 대비 23%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육지부 양배추의 시장 반입량이 지속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예년 이맘때(1월 중순) 같으면 제주산 양배추가 전국 출하량의 80~90%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전남 무안산 양배추가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학종 회장은 “이번 결의는 행정기관이나 농협에 의존하지 않고 농민 스스로 농산물 가격지지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우리 농민들은 자율감축뿐만 아니라 양배추 건강기능성에 대한 언론 홍보 등 양배추 제값 받기를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우 부지사도 “농민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자체 폐기에 나선 만큼 지방자치단체도 이들을 돕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배추 폐기작업은 27일까지 계속되며 28~31일 4일간 이행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농민의 자구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산지유통인들이 취급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자체 폐기가 이뤄져야 하며, 현재 정부 수급조절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있는 양배추를 수급대책 품목에 포함해 정부의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제주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품목에서 산지폐기가 이뤄질 때마다 재배물량을 숨기고 있다가 폐기 후 가격이 오를 때 내다 파는 얌체 산지유통인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무임승차를 우선 막아야 하고, 제주에선 양배추산업이 무너지면 겨울무 등 다른 작목으로 쏠림현상이 커 결과적으로는 국내 겨울채소 수급체계 자체가 흔들리는 만큼 정부가 양배추를 수급대책 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김재욱·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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