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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신문] “양배추 하차거래 2020년까지 유예시켜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8-29	조회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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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농업인에 군림 아닌 상생 생태계 만들어야
제주도의회, 박원순 서울시장에 공개서안 전달 계획

오는 9월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 양배추의 포장 및 팰릿 하차거래 시행을 유예시켜 달라는 산지의 요구가 뜨겁다. 생산농가 및 출하자단체의 요청이 묵살되자, 이번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나섰다.

◆ 제주도의회 “하차거래, 농가피해 최소화 방안 요청”

지난 8월 22일 제주지역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가진 제주특별자체도의회 허창옥 부의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2020년까지 하차경매를 유예해 주거나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경매방식을 요청하기로 했다”면서 “수차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양배추 하차거래를) 건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번에 담판을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허 부의장은 “연간 320만 톤 이상의 농산물을 처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위치는 농업인들에게는 대기업이며, 그 요구가 불합리하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서울시가 지방의 농업인들에게 대기업으로 군림이 아닌, 상호협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공개서한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3명 가운데 27명의 도의원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산지유통인 “출하자가 유통비용 증가분까지 떠안을 순 없어”

이에 앞서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지난 8월 1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양배추 하차거래 연기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공문을 통해 “양배추 주산지인 강원지역은 상품성이 훼손되어 약 50% 이상 감모가 발생했고, 급수장비, 농약, 비료, 영양제 등 생산비용(원가)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9월 1일부터 양배추 하차거래를 할 경우 출하자들이 유통비용 증가분까지 떠안아야 하는 어려움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게다가 하차거래를 골판지로 할 것인지, 우든칼라(다단식목재상자)로 할 것인지, 아니면 톤백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히 정해진 부분도 없어 산지에서는 상당한 혼선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하차거래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17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는 출하자와 도매시장법인 등이 참여하는 양배추 하차거래 관련 회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하차거래 강행에 대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입장만 반복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 출하비용 부담 ‘가중’...팰릿 지원은 ‘찔끔’

양배추 포장 및 팰릿 하차거래에 산지와 출하자가 반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출하방식에 비해 출하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원권의 경우 양배추 팰릿 출하를 위해서는 적재와 랩핑(이동 중에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을 감싸는 작업)작업을 위한 별도의 평지 작업장이 필요하다. 팰릿 임차료와 랩핑 비용, 기계작업비와 인건비 증가도 문제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출하방식에 비해 적재효율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제주지역 언론에 따르면 제주산 양배추를 15kg단위 상자로 포장 출하할 경우 상자 제작비, 운송비, 포장비용 등으로 상자당 1,390원 정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제주산 겨울 양배추 2만1,616톤에 대입할 경우 농가에서는 18억5,3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매시장에서도 출하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육지산 양배추의 하차거래를 위한 출하방법별로 추가비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출하방식에 비해 5톤 트럭 1대당 △‘망포장+팰릿+랩핑’의 경우 9만5,000원 △‘박스포장+팰릿+랩핑’의 경우 69만9,600원 △‘망포장+팰릿+우든칼라(다단식목재상자)’의 경우 15만7,44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산 양배추의 출하비용 분석 자료에서는 기존 출하방식에 비해 컨테이너 1대당 △‘망포장+팰릿+랩핑+컨테이너’의 경우 8만1,600원 △‘망포장+팰릿+우든칼라+컨테이너’의 경우 10만2,480원 △‘박스포장+팰릿+랩핑+컨테이너“의 경우 28만3,2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자동화물(제주에서부터 윙바디 차량을 배에 싣고 가락시장까지 운송하는 방식)을 이용할 경우 자동화물 1대당 △‘망포장+팰릿+우든칼라+자동화물’의 경우 8만8,320원 △‘박스포장+팰릿+랩핑+자동화물’의 경우 80만6,4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시된 출하방법별 추가비용 분석에서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적재효율 감소에 따른 운송비 증가분이다. 팰릿을 이용할 경우 지게차를 이용해 빠르고 편리하게 상·하차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팰릿의 두께와 면적, 그리고 팰릿을 싣고 내리기 위한 작업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적재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 방식과 똑같은 물량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예시된 추가비용에 운송료 증가분이 더해지고, 출하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출하자가 팰릿으로 출하할 경우 팰릿 1개당 3,000원 또는 6,000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팰릿 출하를 기본으로 망포장 출하를 할 경우에는 3,000원(공사 2,000원, 도매시장법인 1,000원), 박스포장 출하를 할 경우에는 6,000원(공사 4,000원, 도매시장법인 2,000원)을 지원한다.

최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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