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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날 더워지자 수면위로 가락시장 총각무 하차거래 논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7-23 조회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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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박스출하 어려움 호소
가락공사 방관에 출하자 분통
대안용기 물색도 무위에 그쳐

간신히 파고를 넘기는가 싶었던 가락시장 총각무 하차거래 갈등이 삼복더위와 함께 다시 점화됐다. 출하자들이 여름철 총각무 박스출하는 도저히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박현출, 공사) 측은 이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사는 배추·무·대파 등 가락시장 차상거래 품목들의 하차거래 전환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하차거래는 팰릿 대여료와 박스비 등 출하자들에게 비용부담을 초래한다. 총각무의 경우 지난해 8월 팰릿출하가 의무화되자 출하자들이 가락시장 내에 상품을 1주일간 방치하는 등 격렬한 갈등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엔 때마침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팰릿 사용의 편의성도 일부 드러나면서 그럭저럭 갈등이 봉합됐다. 문제는 올해부터 팰릿출하에 더해 박스포장까지 의무화된 부분이다. 5kg 종이박스의 가격은 500~600원. 5톤트럭 한 차당 1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한다. 팰릿 대여료와는 차원이 다른 부담이다.

더 큰 문제는 상품 손상이다. 날씨가 선선할 땐 문제가 없지만 한여름이 되면 1~2일만에 무청이 시들어버리기 십상이다. 종이박스에 담긴 탓에 유통 도중 물을 뿌리거나 바람을 쐬며 선도를 조절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아직 단묶음 총각무에 익숙한 탓에 박스 형태 진열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가락·강서시장을 제외하면 아직 대부분이 단묶음 유통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 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지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은 박스출하 이후 총각무 소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지에선 고민이 태산이다. 박스를 대신할 만한 물류용기 물색이 진행 중인가 하면, 아예 가락시장 출하를 중단하고 청량리 등 인근의 다른 시장으로 출하를 돌리는 농가도 있다.

정용진 전국총각무생산자연합회 사무국장은 “공사가 추진한 하차거래 방침에 의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공사의 대책이 없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왜 우리가 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나 임영규 공사 유통물류팀장은 “아직 정온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여름철 상품성 얘기가 나올 수는 있는데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 박스포장은 단묶음에 비해 정량 거래가 가능하고 시장 환경개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출하자들은 직접 대안물류용기를 고안·제작해 지난 15일 총각무를 시범출하했다. 팰릿 위에 단묶음 총각무를 적재한 뒤 얇은 플라스틱 틀로 사방을 두르기만 한 방법이다. 제작비를 박스와 기존 플라스틱 용기 이하 수준으로 낮추고 상품성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공사는 이를 규격출하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소견을 전했다.

설상가상 박스출하를 위해 미리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둔 일부 출하자는 박스 외 대안출하 허용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중도매인들이 박스보다 단을 선호해 박스 출하자가 반사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각무 논란은 당분간 쉽사리 결론이 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사는 총각무와 쪽파에 이어 양배추·대파·배추의 하차거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하나같이 총각무보다 하차거래에 장애가 많은 품목들이다.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공사가 지금처럼 합당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갈등은 더욱 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이달부터 하차거래를 시행한 쪽파도 기껏 포장출하한 상품을 짓무름 방지를 위해 일일이 꺼내놓고 선풍기를 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향후 시설현대화 2단계 공사로 시장에 정온시설이 갖춰진다 하더라도 부피가 큰 이 품목들을 모두 장내에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가락시장 하차거래가 갈수록 순탄치 않은 국면에 처해지고 있다.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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