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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항공·드론 방제 늘어…농가, 바람 타고 농약 올까 ‘노심초사’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5-29 조회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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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s 전면 시행 전 중간점검 해보니 (3)·끝  농약 비산·임산물 농약 부족 
이웃농가 살포 농약 유입 땐 산간지 잎채소류 피해 우려 
농식품부·산림청 등 잔류 약제 분석…상당시간 소요 
임산물, 2017년 기준 44종 이중 20종 등록 농약 ‘전무’ 2022년까지 매년 농약 등록 지속 계획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시행을 앞두고 농약 비산과 임산물 농약 부족은 여전한 문제로 꼽힌다.

최근 헬기와 드론 등을 활용한 항공방제가 늘고 있지만, 농약이 날아가 흩어지는 거리 등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없어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웃농가가 살포한 농약이 비의도적으로 날아드는 문제도 제기된다. 임산물은 농산물보다 재배규모가 작아 pls 적용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비켜 있었다.

현재 정부가 항공방제에 대한 대책은 마련 중이지만, 이웃농가의 농약이 날아드는 문제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등록 농약이 하나도 없는 임산물 20종에 대한 농약 등록은 2022년에나 완료될 전망이다.

◆바람에 날린 농약 유입될 수 있어=최근 인삼·배추 등의 일부 밭작물농가들은 pls 제도 시행 이후 항공방제의 피해를 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 항공방제가 매년 시행되는 데다 드론을 사용하는 방제도 늘어 의도치 않게 농약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 소나무재선충과 밤나무 병충해 항공방제 면적은 2만5000㏊에 달한다. 인삼을 포함해 산간지 인근에서 재배하는 배추·깻잎·양배추 등의 잎채소류가 피해를 우려해야 할 작물로 꼽힌다.

이런 문제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은 4월부터 ‘pls 대응 항공방제 약제 잔류 분석 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과 밤나무 병충해 방제용 약제의 비산 거리와 산간지 인근 농산물에 주는 피해를 집계하기 위해서다. 이상현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항공방제가 산간지 인근에서 재배 중인 잎채소류나 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국 4곳의 시험지에서 방제 3·10·15일 이후와 출하기 때 농약 잔류 농도를 측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밭작물이 수확을 마치는 11월까지 이와 같은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결과를 분석해 항공방제 대신 소나무 주사 등으로 방제법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웃농가가 살포한 농약이 바람에 날려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기지역의 한 인삼농협 조합장은 “우리나라에선 평야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a라는 작물에 살포한 농약이 b라는 작물에 유입되면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어려워져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산물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비의도적인 농약 혼입문제가 pls 시행 이후 일반 농산물에서도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6년 농촌진흥청의 잔류 농약 모니터링 결과 일부 들깻잎에서 벼농사에 쓰는 농약(에디펜포스+아이소프로티올레인)이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검출 농도는 0.01㎎ 미만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농약 ‘비산’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그러나 아직까진 이웃농가가 살포한 농약이 바람에 날려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물용 농약 등록, 해 넘겨=임산물에 쓰는 농약도 등록된 게 아예 없거나 부족한 상황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현행 임산물 재배방식에 pls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오미자의 부적합률은 2.8%에서 53.7%, 대추는 5.2%에서 52.9%, 참나물은 11.8%에서 34.3%로 올라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식용 임산물 73종 가운데 농약 등록이 필요한 임산물은 44종이다. 약용으로 지정돼 있거나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아 별도의 농약 등록이 필요치 않은 임산물은 제외됐다.

문제는 2017년 기준으로 임산물 44종 가운데 등록 농약이 하나도 없는 임산물만 20종에 달한다는 점이다. 특히 주요 임산물인 표고버섯은 등록 농약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임산물 24종도 등록 농약이 충분하지는 않아 추가등록이 필요하다.

일단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농진청은 올해 표고버섯 등 임산물 14종에 대한 농약 직권등록 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밤(농약 4종 등록 예정)·잣(5종)·호두(6종)·표고버섯(3종)은 산림과학원이 농약 잔류 시험과 약효·약해 시험을 진행하고, 대추(10종)·복분자(65종)·석류(40종)·도라지(5종)·취나물(10종)·참나물(15종)·산마늘(15종)·고려엉겅퀴(5종)·당귀(5종)·오미자(140종)는 농진청이 맡아 진행한다. 생산액·생산량 규모가 크거나 병해충에 등록된 농약이 없어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을 우선순위에 올려뒀다.

그러나 전체 임산물 44종에 대한 농약 등록은 2022년은 돼야 마무리될 전망이다. 산림과학원은 pls가 본격 시행되는 2019년 이후에도 매년 농약 사용 실태를 조사해 등록을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농약 사용 실태조사나 농약 직권등록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올해 농약 직권등록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이 없어 일반 연구에서 남은 예산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2019년에는 재정당국에 별도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대·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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