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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하차경매 앞두고 산지 먹구름 가득
조생종 양파, 생산과잉에 하차경매까지 ‘설상가상’
쪽파, 5t이상 화물차 필요 물류비 늘어 장외거래 우려도
겨울배추, 포장비만 8배 ↑ 농가 “공사, 추가지원해야”
올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4월 조생종 양파를 시작으로 7월 쪽파, 9월 양배추, 10월 대파까지 총 4개 품목의 하차경매 전환이 예정돼 있다. 2019년부터는 배추 역시 거래방식이 바뀐다.
하차경매가 적용되면 농산물을 컨테이너나 화물차에 실어놓은 상태가 아니라 바닥에 내려놓고 경매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산지에서는 농산물을 규격포장한 뒤 팰릿에 쌓아 출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해당 품목을 재배하는 산지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산물 물류개선도 중요하지만 추진과정에서 산지 상황이나 품목별 유통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포장재값·물류비 등 전반적인 생산비 증가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추가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산과잉에 하차경매 맞물린 조생종 양파=당장 조생종 양파 주산지인 제주는 움직임이 바빠졌다. 올해 4만9000t 규모의 생산과잉이 우려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급조절에 나선 상황인데, 하차경매 전환까지 맞물려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제주산 양파는 20㎏들이 망에 포장돼 컨테이너째로 경매가 이뤄져왔다. 4월부터는 팰릿 위에 적재한 다음, 랩핑해서 가락시장으로 보내야 한다.
조용현 서귀포 대정농협 경제상무는 “컨테이너째로 배에 실을 때보다 적재량이 크게 줄어 물류비 증가가 예상된다”며 “랩핑작업기와 지게차 등 장비구입은 물론 작업공간 마련까지 과제가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은 양파에 이어 양배추도 하차경매 전환을 준비해야 할 형편이다.
이창봉 제주 한경농협 경제상무는 “제주는 지난해 겨울무부터 올해 양파·양배추에 이르기까지 내내 하차경매 준비만 하고 있는 꼴”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 시장관계자 역시 “육지와 물류과정이 다른 제주지역 특성을 공사가 더 배려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쪽파·대파 유통 특성 고려돼야=쪽파는 현재 상장거래냐, 비상장거래냐에 따라 포장방식이 다르다. 경매에서는 이미 10㎏들이 종이상자에 포장된 쪽파가 거래된다. 반면 화물차에 가득 실은 채 그대로 거래되는 산물쪽파는 비상장 품목이다. 7월부터 양쪽 다 10㎏들이 종이상자로 포장한 뒤 팰릿에 쌓아서 출하해야 한다.
언뜻 경매물량은 팰릿적재만 이뤄지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출하주들은 간단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쪽파는 보통 소형 화물차에 담아 출하됐는데, 팰릿에 쌓으려면 5t 이상의 윙바디 화물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쪽파농사를 짓는 지승민씨(40·충남 서산)는 “포장쪽파든 산물쪽파든 출하방식이 바뀌면 물류비 상승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출하주는 “어차피 경매를 해오지 않은 산물쪽파는 아예 장외거래가 이뤄질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소규모 출하주가 포장재값·물류비 상승 탓에 불법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파 역시 소규모 출하주 비중이 높아 하차경매 준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농가는 현재 1㎏들이 한단 단위에서 10월부터 10㎏들이 비닐망 또는 종이상자로 포장재를 바꿔야 한다.
출하주 김이호씨(61·전남 신안)는 “영세한 농민들이 포장재값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겨울배추 주산지도 벌써 ‘수심’=겨울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지역 농가들도 걱정이 많다. 기존 저온창고는 10㎏들이 망포장을 전제로 설계돼 있는데, 종이상자로 포장규격이 바뀌면 시설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민수 해남녹색유통 대표는 “저온창고 운영비용이 대폭 늘 것으로 보인다”며 “150원 안팎인 망도 1300원에 이르는 종이상자로 바꿔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지유통인 조용학씨(62)는 “물류비·포장재값만 합쳐도 5t 화물차 한대당 90만원 정도 더 들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품목별 산지의 의견은 한결같다. 하차경매 전환에 협력하고 있으니 공사와 정부 역시 그 과정에서 생긴 농가들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 경제상무는 “공사가 팰릿당 몇천원을 지원해도 산지의 비용부담에 비교하면 큰 의미가 없다”며 “농가 입장에서 포장재값이나 물류비가 얼마나 늘었는지부터 헤아려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영도매시장은 농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공사는 현재까지 하차경매 대상 품목별로 팰릿당 3000~6000원씩 물류비를 지원하는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다만 산지는 물론이고 농식품부·도매법인·중도매인과 두루 소통해 하차경매 전환에 따른 제반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원칙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임영규 공사 유통물류팀장은 “어떤 포장규격과 거래단위가 출하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그러면서 “장외거래 등 하차경매 과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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