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코앞…주요 채소류 수급상황 살펴보니
배추·무, 단수 평년보다 4% ↑ 값, 평년 수준 밑돌 듯 약세 지속 가능성 높아
건고추, 재배면적 26.7% ↓ 600g당 1만1000원 안팎 전망
마늘, 작황 나빠 생산량 ‘뚝’ 1㎏당 6500~6800원 예상
정부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 적극 추진…공급량 안정적 조절”
찬바람과 함께 김장철이 성큼 다가왔다. 추워진 날씨만큼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상품김치가 보편화하고 있다지만 일반 가정의 70% 이상이 김장을 담근다는 통계가 나와 있을 정도로 김장은 아직도 우리의 전통문화로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1년에 한차례, 배추·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많은 양을 담그는 김장인 만큼 김장재료 시장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배추·무·건고추·마늘 등 김장 주재료를 중심으로 올해 수급상황을 살펴본다.
◆ 김장배추·무 작황 호조=올해 김장 배추·무 공급량은 생산과잉이 우려될 정도로 충분하다는 게 시장 안팎의 전망이다. 통계청은 10월27일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674㏊로, 전년(1만1429㏊)보다 2245㏊(19.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을무 재배면적은 6003㏊로, 전년(5414㏊)에 견줘 589㏊(10.9%) 늘었다. 하지만 이는 평년에 견줘 배추는 1%, 무는 0.5% 소폭 준 수치다.
지난해 가을배추 값이 좋았던 데다 올 여름 고랭지배추값 상승세가 이어져 재배면적이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작황도 양호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배추·무 단수가 모두 4%가량 증가해 전체적인 생산량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배면적과 생산량 증가로 값은 평년 수준 이하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10월 중순 배추 한포기당 상품 도매가격은 1398원으로, 평년(1667원)에 견줘 16.1% 낮다. 무 한개 값도 705원으로 평년(1148원)보다 38.6% 낮게 형성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배추·무 가격하락은 준고랭지 작형의 면적이 늘고, 추석 이후 수요가 준 영향이 크다”며 “가을배추·무 역시 기상여건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면 평년보다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요 김장 부재료인 건고추·마늘 값은 공급량 부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10월 수확기를 거쳐 출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건고추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26.7%나 줄어 생산량이 평년보다 3만3000t 감소한 6만5000t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부진에 따른 큰 폭의 생산량 감소로 10월 중순 건고추 600ｇ(한근)당 가격은 평년(7925원)보다 74%(5850원) 오른 1만3775원에 거래됐다.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이 좋지 않았던 마늘은 평년보다 생산량이 2만t가량 줄었다. 올해 마늘 총생산량은 30만4000t으로, 생산량 감소에 따라 값은 평년보다 11%가량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10월 중순 상품 기준 1㎏당 마늘 도매가격은 6444원에서 거래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본격 김장철에 접어들면 건고추는 600ｇ당 1만1000원 안팎에서, 마늘은 1㎏ 기준 6500~6800원 수준에서 도매값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 수급안정 적극 추진=농식품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품목별 수급 상황을 고려해 공급물량을 안정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김장채소류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배추 2만t, 무 1만t 정도를 생육단계에서 선제적으로 폐기하는 등 평년 대비 초과물량 전량을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격리해 수급을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채소 가격안정제와 출하안정제 물량을 통해 탄력적으로 출하처 및 출하시기를 분산해 안정적인 출하량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농식품부는 평년보다 높은 값을 유지하고 있는 건고추와 마늘은 정부가 비축 중인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해 추가적인 가격상승을 억제하기로 했다. 비축 중인 국내산 건고추 1만1000t 중 6000t을 우선 방출하고, 추가 가격상승이 예상될 때는 잔량에 대한 추가 방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마늘은 8000t의 비축물량과 2만7000t의 농협 협동마케팅 물량 등으로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수급안정 대책과 함께 정부는 할인판매·직거래 등을 확대해 소비자의 김장재료 구입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11월9일부터 12월17일까지 농협 계통판매장에서 배추·무·마늘·고추 등을 패키지로 시중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6일까지 절임배추를 약 35% 싸게 선보이는 사전예약 할인판매도 실시한다.
성홍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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