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EU산에 최대 42% 관세
유제품 수출 지형 변화 전망
농민신문 조영창 기자 2025. 12. 27
중국·유럽연합(EU) 간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모양새다. 중국이 EU산 유제품에 최대 42.7%의 임시 반(反)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고 EU 측이 반발하면서다. EU·뉴질랜드 등 지구촌 유제품 생산강국의 수출 지형도 또한 단기간 급속히 출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 예비판정 결과를 내놓고 23일부터 반보조금 관세 보증금 형태로 임시 상계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임시 관세율은 21.9∼42.7%로 정해졌다.
상무부는 “EU에서 들여온 유제품에 대한 보조금이 존재하고 중국 내 유제품산업이 실질적 손해를 입었으며, 보조금과 실질적 손해 간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해 8월21일 중국낙농업협회·중국유제품공업협회 요구에 따라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기간은 일반적으로 1년이지만 상무부는 올 8월 해당 사안이 복잡하다며 기한을 2026년 2월21일까지로 연장했다.
EU는 반발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조사가 의문스러운 주장과 불충분한 증거에 기반하고 있어 이런 조치들은 정당하지도, 타당하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유제품협회(FNIL)도 “(중국 측) 조치는 충격이자 타격”이라면서 “중국으로 치즈를 대량 수출하는 프랑스 식품기업 ‘사벤시아’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EU산 유제품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중국·EU 간 무역 갈등의 전선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산 농축산물, 브랜디, 플라스틱 원료 등을 대상으로 반보조금 관세를 잇달아 조정했다. 올 5월 폴리포름알데히드(POM) 공중합체에 34.5%를 부과한 데 이어 7월 EU산 브랜디에 27.7∼34.9%, 12월엔 EU산 돼지고기에 4.9∼19.8%를 책정했다.
중국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유제품을 2024년 기준 5억8900만달러(8566억원) 규모로 수입했다. 톰 부이잉크 라보뱅크 유럽·아프리카 낙농 전문가는 “관세율이 40% 수준에 이르면 EU산 유제품은 사실상 중국 대상 수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더욱이 치즈는 수입선 전환이 비교적 쉬운 품목으로 프랑스 농민이 타격받는 대신 뉴질랜드는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 무역통합시스템(WIT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최대 치즈 수입국은 뉴질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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