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로 커피, 육류, 빵 등이 비싸지자 일각에서 ‘값싼 수입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수입물가 역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5년간 주요 품목 수입 가격 상승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원·달러 환율 1450원대 장기화
5년새 커피 280%·수입쇠고기 60% 올라
원화 환산 식료품 86% 상승…달러 기준보다 가팔라
농민신문 이휘빈 기자 2025. 12. 21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나드는 속칭 ‘킹달러’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수입식품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11월 달러 기준으로 307.12이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79.12를 기록했다. 커피 국제 시세가 급등한 까닭에 달러 기준 수입 단가도 5년간 3배로 치솟았지만, 환율 영향까지 반영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5년새 거의 4배로 오른 셈이다.
◆ 수입 축산물·과일·식량 원화 기준 큰폭 상승=쇠고기 수입물가는 달러 기준으로 5년간 30% 상승했다. 하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60.6% 올라 상승폭이 두배에 이른다. 수입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달러 기준으로 5.5%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30.5% 상승했다.
수입 닭고기는 원화 기준으로 92.8% 올랐다. 5년간 신선수산물은 수입 물가가 달러 기준으로 11% 내렸지만 원화로는 10% 상승했다. 냉동 수산물도 이와 비슷하다.
치즈는 원화 기준으로 90%, 과일은 30.5% 올랐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콩(37.2%), 옥수수(35.3%), 밀(22.1%)도 원화 기준으로 20% 넘게 상승했다.
위스키는 원화 기준 31.5%, 와인은 20% 각각 올랐다. 주스 원액, 냉동채소, 견과 가공품은 120.2%, 82.8%, 견과 가공품은 61.6% 상승했다. 설탕 원료인 원당(51.7%)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 중간재 음식료품도 고환율 ‘직격탄’=수입물가지수를 용도별로 보면 5년간 중간재 음식료품이 달러 기준 50.6%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86.2% 올랐다. 원재료 농림수산품은 달러 기준으로 21.1% 오르는 동안 원화 기준으로는 49.7%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은 원화 기준 62.4% 올랐으며 축산물은 50.8%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품산업의 원료 국산 사용 비중은 2022년 기준 28.9%에 불과하다. 옥수수·밀·원당 등 핵심 원료의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고환율 기조가 꺾이지 않는 한 내년 초 식탁 물가에는 더욱 혹독한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전북 전주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예전에는 업계에서 원가를 아끼고자 수입산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수입산이 더 비싸서 비슷한 상황”이라며 “오른 물가에 맞춰 메뉴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이 찾지 않아 심지어 폐업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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