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전면시행 앞두고 제주농협 100t 시범출하
물류비 기존보다 두배로 늘고 농가 수취값 29%나 줄어
산지, 경락값 제고 촉구에 시장 “11월 이후 지켜봐야”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산 겨울무의 하차경매 효과가 당초 기대치에 못 미쳐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농협지역본부(본부장 고병기)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세척무를 소포장 골판지 상자에 담아 팰릿 출하해본 결과, 관행 방식보다 최종 농가 수취값은 떨어지고 물류비는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제주무를 10㎏들이 골판지 상자에 담아 팰릿 출하하는 ‘무 하차경매 시범사업’이 올 2~4월 100여t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업 분석 결과, 평균 경락값(특품 기준)은 10㎏들이 한상자당 7676원이었다.
반면 같은 시기 관행 출하한 무는 18㎏들이 비닐포대 한개당 1만5787원이었다. 경락값을 ㎏으로 환산하면 관행 출하는 877원인데 비해 소포장 팰릿 출하는 109원(12.5%) 낮은 768원이었다.
물류비도 크게 증가했다. 관행 출하(일반 6t트럭, 총적재량 1만9080㎏) 때 219만8840원이지만 소포장 상자 출하(윙바디 6t트럭, 총적재량 1만80㎏) 때는 231만3860원으로 한 대당 11만5020원이 더 들었다. 관행 출하는 트럭에 18㎏들이 비닐포대 265개를 담은 철제컨테이너 4개를 싣는 데 비해 소포장 팰릿 출하는 적재량이 14팰릿(1팰릿은 72상자)으로 적은 탓이었다. 이를 ㎏으로 환산하면 관행 출하 때 물류비는 115원, 소포장 출하 때는 230원으로 포장개선에 따른 출하자의 물류비 부담이 거의 두배로 치솟았다.
결국 하차경매로 인해 물류비 부담은 크게 늘고 경락값은 낮아지면서 최종 출하농가의 수취값은 1㎏당 540원에 그쳤다. 이는 관행 출하 때의 762원보다 29.1%나 낮은 것이다. 하차경매 때 포장개선 등에 따라 경락값이 상승해 농가 수취값이 높아질 것이라는 그동안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측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다.
이용민 제주농협 경제사업부장은 “물류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10㎏들이 대신 20㎏들이 상자 출하 및 종이톤백 제조 등을 검토해볼 계획이지만 산지 출하자들이 이를 모두 부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조만간 무배추제주협의회 임시총회를 열어 상자 출하 때 경락값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를 공사와 지방자치단체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락시장 관계자는 “제주무 전체 물량 중 일부만 하차경매로 진행하다보니 중도매인과 소비자들이 이를 재고로 인식하는 등 새로운 거래형태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하차경매의 부작용으로 보기는 어려운만큼 11월 전면 시행될 시기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채소류의 하차경매를 단계적으로 추진, 올해 11월부터 제주산 겨울무를 하차경매할 예정이다.
제주=장수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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