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배추·무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겨울배추 저장량과 봄배추 생산량이 늘어나고, 2016년 10월 재파종한 무가 출하를 앞두고 있어서다.
13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인 대아청과에 따르면 2016년산 겨울배추 저장량은 5t트럭 기준 9215대 분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7426대)보다 24.1%(1789대) 증가한 양일 뿐 아니라 평년(8046대)보다 14%(1169대) 많다.
5t트럭 한대당 배추가 10t 정도 적재되는 점을 고려하면 겨울배추 저장량은 전년 대비 1만7890t가량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올해는 저장배추의 감모율이 적은 데다 후기작인 시설봄배추 생산면적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점이 가격 안정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3월 농업관측에 따르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시설봄배추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27% 증가한 634㏊로 파악됐다. 지난해 출하기(4~5월)와 올 정식기(1~2월) 가격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 노지봄배추 재배의향면적도 최근 겨울배추 가격 상승으로 밭떼기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1908㏊로 조사됐다.
농경연은 시설봄배추 생산량은 6만5000t, 노지봄배추는 14만9000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2%, 16%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겨울배추 저장량 증가로 하락세에 접어든 배추값이 시설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4월 중순부터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가락시장에서 10㎏들이 상품 한망에 2만원을 넘겼던 배추값은 13일 현재 8500원 선으로 떨어진 상태다. 아직 평년보다 1400원가량 비싸긴 하지만 그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김명배 대아청과 과장은 “전남 해남지역 겨울배추가 습해로 큰 피해를 입어 산지의 시세 기대치가 높게 형성돼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4월부터 크게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는 제주지역에서 지난해 태풍 ‘차바’ 이후 재파종한 물량이 이달 20일 출하를 앞두고 있다.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알려지자 도내 다른 지역에서 조기출하 분위기가 형성돼 가락시장으로 반입되는 무가 늘고 있다.
이 영향으로 13일 기준 18㎏들이 상품 1포대당 무 거래가격은 1만2900원으로 2월 평균가격보다 3500원가량 떨어졌다.
김석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본부 차장은 “정부가 수급안정용으로 매일 100~150t의 무를 방출하는 것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시설봄무 생산량이 20~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5월부터 무 가격이 예년의 안정세를 찾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