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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가계 소비지출액 1000원이라면 농축산물 비중 66원 불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02-14 조회 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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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가중치 클수록 지수에 영향
농산물 비중은 계속 낮아져…물가상승 주범 인식 이젠 버려야

최근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달걀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외국에서 달걀을 수입해오기까지 했지요. 또 지난 설에는 제수용품 물가 상승에 대한 기사가 연일 등장하며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도대체 물가란 무엇이며 어떻게 산정하는 것일까요? 정말 달걀과 제수용품 가격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걸까요? 물가에 대해 이해하려면 ‘물가지수’와 ‘가중치’를 알아야 하는데요, 이참에 한번 제대로 짚어봅시다.

●물가와 물가지수

흔히 상품의 가격을 물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개별 상품을 구매할 때 지불하는 돈의 가치를 말하며, 물가는 전반적인 상품의 가격 수준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물가란 개별 상품의 가격에 경제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가중평균한 종합적인 가격 수준을 의미합니다. 

물가의 움직임을 알기 쉽게 지수로 나타낸 것을 ‘물가지수’라 하는데요, 물가지수는 기준이 되는 시점을 100으로 해서 비교 시점의 수치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기준연도인 2015년 100인 물가지수가 2016년 110으로 상승했다면, 이는 상품 등의 평균가격이 1년 동안 10% 올랐다는 뜻입니다.

물가지수에는 여러종류가 있습니다. 각 지수는 목적에 따라 조사하는 집단과 품목·작성방법이 다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물가를 지수화한 것입니다. 언론에서 물가를 얘기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이 이 소비자물가지수죠.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완하는 것으로 체감 물가를 반영한 신선식품지수와 생활물가지수가 있습니다. 신선식품지수는 날씨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채소ㆍ과일ㆍ어류 등의 품목만 조사한 지수이며, 생활물가지수는 구입빈도나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이밖에도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출입물가지수, 농가판매가격지수와 농가구입가격지수도 있습니다. 

●지수에 영향 미치는 품목별 가중치

소비자물가지수는 1965년부터 통계청에서 매월 작성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조사 지역과 품목이 변해왔는데요, 현재는 2015년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 중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460개 품목에 대해 38개 지역에서 가격을 조사한 뒤, 품목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지수를 작성합니다. 

그럼 가중치는 어떻게 부여할까요? 가중치는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상품의 비중에 따라 정해지며, 가중치가 클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큽니다. 예를 들어 쌀가격이 10% 상승했을 때와 사과가격이 10% 상승했을 때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쪽이 더 클까요? 당연히 주식으로 이용하는 쌀이 크겠지요. 2015년 기준 가중치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쌀은 5.2, 사과는 3.1로, 품목별로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가중치에 반영돼 있습니다. 

가중치와 물가지수의 기준연도는 수시로 바뀝니다. 새로운 품목의 소비가 늘거나 기존 품목의 소비가 줄어드는 등 소비구조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기준연도로부터 비교 시점이 멀어질수록 가중치와 지수는 현실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품목을 조정하고 가중치를 변경하는 물가지수 개편을 5년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지수 개편 사이에 가중치를 별도로 조정하기도 합니다. 

●농산물가격과 물가의 관계 

그런데 물가가 오를 때마다 곤욕을 치르는 품목이 있습니다. 바로 농산물인데요, 국민생활과 너무 밀접하다보니 늘 뭇매를 맞곤 합니다. 언론에서는 툭 하면 ‘장바구니 물가 상승’ ‘김장철 배추값 폭등’ ‘명절 차례상 차리기 겁나’ 같은 말로 농산물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곤 합니다. 

그러나 가중치를 잘 살펴보면 이같은 주장의 상당 부분이 오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가중치의 총합은 1000인데요, 2015년 기준 농축산물의 가중치는 66이며 농산물만 따지면 41.9에 불과합니다. 이는 한가정의 소비지출액을 1000원이라 할 때 농축산물에 쓰는 비용이 66원이라는 얘깁니다. 물가 기사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배추는 1.2, 최근 문제가 된 달걀도 2.4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농축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0년 87이던 농축산물의 가중치가 2015년에는 66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농산물가격 하락과 소비 부진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농산물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를라치면 서민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호들갑을 떨곤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물론 농축산물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격이 낮았던 시점과 비교해 조금만 올라도 더 크게 상승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농축산물의 특성과 물가지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더욱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도움말=통계청·한국은행

김봉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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