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채류·산채류 같은 소면적 작물은 잔류농약 검출의 단골손님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자 불신도 높아졌다. 주부 김지현씨(30)는 “잊을만하면 기준치를 초과한 부적합 농산물이 유통됐다는 소식을 언론에서 접한다”며 “채소를 살 때마다 농약이 남아있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도 있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려고 노력하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자주 적발되는 소면적 작물은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 없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적용농약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조사들이 농약 등록을 기피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부 농가에서는 비슷한 성분의 다른 농약을 대신 사용하다 의도치 않게 오·남용해 안전사용 기준을 위반하기도 한다.
김예진 농촌진흥청 농자재평가과 주무관은 “미등록 농약을 사용할 경우 사용 적정량이 어느 정도인지, 농산물에 잔류하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 등을 알 수가 없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직권등록을 통해 등록농약을 계속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생산자 교육이 일반 농민에 국한된 점도 문제다. 안종문 포천시시설채소연합회장은 “고의로 농약을 남용한 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 근로자가 시금치용 농약을 얼갈이에 뿌리는 등 작물별 농약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해 부적합 농산물로 적발된 사례도 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정부가 단속과 적발에만 집중하고 실제 생산자가 등록농약을 기준에 맞춰 사용할 것을 지도하는 데는 다소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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