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분야 6600명만 배정
지난해 수준 동결 ‘현실 외면’
제조업 위주 인력 도입 문제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근로자 구인난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력 도입 규모가 지난해에 견줘 전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2017년 외국인력 도입·운용 계획’을 확정했다. 계획에 따라 올해 총 5만6000명+a(플러스알파, 2000명)의 외국인근로자를 도입하며, 이중 농축산업 분야는 지난해와 같은 6600명으로 결정됐다. 신규는 5870명, 재입국은 730명이다. +a는 업종별 외국인력 신청 수요를 반영해 탄력적으로 배분된다.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력 도입규모는 2013년 6000명, 2014년 6000명, 2015년 6000명 등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16년에 10%가 늘어 6600명을 기록한 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됐다. 농업 분야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올해 농업 분야에 1만1744명의 외국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계부처에 외국인력 도입규모를 대폭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농축산업 분야 인력 부족은 고령화 및 농가인구 감소 등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5년간 농가인구는 매년 약 10만명씩 감소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38.4%(2015년)에 달한다.
농림업 취업자는 갈수록 줄고 있으며, 젊은 영농후계자 유입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가마다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약 87.4%의 농가가 농번기에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농협 관계자는 “농축산업 분야의 경우 최소 1만8000명은 도입해야 농가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입 시기도 문제다. 위원회는 올해 농축산업 분야 인력을 1·4월에 각각 50%씩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60%, 40%를 배정했던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다. 60%·40% 배정 방식은 농작업의 특성상 조기 배정이 필요하다는 농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것인데,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바꾼 셈이다.
제조업 위주인 외국인력 도입 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외국인력에 대한 산업안전 교육 때 교육 내용이 농축산업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데도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또 외국인력 선발시험 때 성적이 좋은 사람들이 모두 제조업 분야로 몰려 농축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서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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